눈 한 송이의 무게

크리스타(pax christa)의 우화

by 아이스블루



실연을 당한 비둘기 총각이 우울하게 앉아있을 때, 참새가 찾아와 물었다.


"너는 눈 한 송이의 무게가 얼마나 되는지 아니?"


비둘기가 무뚝뚝하게 대답했다.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어쨌든 별거 아닐 거야"


그러자 참새는 자기의 경험담을 이야기했다.


"너는 눈 한 송이의 무게가 별거 아니라고 말했는데 내 이야기를 들어보렴.

어느 날 나뭇가지에 앉아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데 눈이 오기 시작했어.

꿈나라와 같이 아주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내려와

작은 나뭇가지에 사뿐사뿐 내려앉는데

심심풀이로 세기 시작했지.

정확하게 374만 1,952송이가 내려앉았을 때 가지가 부러졌어, "


참새가 떠난 뒤에 비둘기는 이렇게 중얼거렸다.


"우리 조상이 올리브 잎 한 개를 물어다 주었더니 노아가 큰 희망을 갖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군.

별거 아닌 눈 한 송이의 무게! 별거 아닌 올리브 잎 하나의 무게!

그렇지! 나도 한번 더 청혼해 보리라"


그래서 그는 열한 번 거절당한 비둘기 처녀에게 가서 열두 번째 청혼을 했고,

결국 그 처녀 비둘기로부터 승낙을 얻어냈다.


-크리스타(pax christa)의 우화 중에서-




내게도 오래도록 노력해 오던 일이 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성과가 나타나지 않아서

이제 그만 포기해야 할까? 생각이 들무렵, 얼마 전 라디오에서 우연히 이 우화를 듣게 되었다.

라디오 DJ는 만약 당신이 이 이야기를 듣고 가슴이 뛴다면 도전을 멈추지 말라고 했다.

난 누워있다가 벌떡 일어나 앉았고 그냥 흘려들을 수 없었다.


지금 나에게, 이미 374만 1,951개의 눈송이가 내려앉아 있는 것은 아닐는지...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