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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행성RDY Jun 28. 2024

#20 미루고 싶었다, 뜨끔해서 쓸 수밖에 없었다

미루겠다는 것은 쓰지 않겠다는 것이다. - 테드 쿠저

"미루겠다는 것은 쓰지 않겠다는 것이다."

    - 테드 쿠저


어제오늘 있었던 일과 생각만 글로 옮겨도 몇 장은 거뜬할 것 같은데 왜 이렇게 마음이 동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제목만 적어 놓은 게 몇 개인지..


정말 쓰고 싶지 않은 날도 있겠지만 적어도 오늘은 아니었으면 좋겠다.  그래, 한 줄이라도 써 보자 싶다. 책 속에 길이 있을까 하는 기대로 이 책 저 책 두서없이 뒤적여 보아도 딱히 잡히는 건 없고,  이것도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오늘이 그런 날이 아니길 바라면서도 하루 안 쓰면 어때? 내일 쓰면 되지 뭐! 스스로 합리화를 시키며 마지막으로 펼친 책, 은유 작가의 <쓰기의 말들>에서 "미루겠다는 것은 쓰지 않겠다는 말이다."라는 정곡을 르는듯한 문장을 만날 줄이야.


정말 은근슬쩍 넘어가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하루쯤이야. 그러다 내일 또 하루쯤이야라고 할 것 같아 고삐를 놓고 싶지 않은 마음을 어찌 알았을까?


어떤 날은 아침부터 미룬다. 이것만 하고 쓰자, 저것만 하고 쓰자, 계속 뭔가 이유를 만든다. 그러다 결국 밤이 되어서 빚 독촉에 쫓기듯이 쓴다. 누가 뭐라는 것도 아닌데 이러고 있다.


그런데 싫지 않다. 세상에 한 가지 일쯤은 힘들어도 바빠도 어떤 변명도 필요 없이 그냥 하고 싶은 일이 하나쯤은 있지 않을까? 내겐 글쓰기가 그런 일이다.


글을 쓴다는 건 결국 자신을 써 내려가는 일이다. 글은 나를 벗어날 수가 없다. 내가 모르는 것을 쓸 수는 없지 않은가? 모르는 것을 쓰고 싶다면 그것에 대해 먼저 알아야 어떻게든 쓸 수가 있다. 경험하지 않은 것을 경험한 것처럼 쓴다면 금방 들통이 난다. 모르는 것을 아는 것처럼 쓰면 잽싸게 눈치를 챈다. 그래서 늘 나의 이야기가 단골 메뉴가 되나 보다.


말이 안 되는 글을 결국 썼다. 무엇이든 글로 쓰면 쓸 수 있다는 간단 하지만 지극히 평범한 사실을 잊지 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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