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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NAH Jul 18. 2023

#PART3-1 레전드비서 SSUL

PART1 - 비서를 꿈꾼다면,

PART2 - 비서로 살고 있다면, 에 이어


세 번째 파트 "앞으로도 비서로 살아간다면, "

에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거의 차부장급들로 15년 이상 20년 넘어서까지 일 하신 분들의 얘기로 성공한 비서 분들 이야기라고 해도 괜찮을 것 같아서 몇 분의 이야기를 써보려고 한다. 


1)    S기업의 부장으로 정년퇴임


그분에게 나의 핸드폰 번호가 알려진 이후로 밤 낮 새벽 할 것 없이 필요한 내용이 생기면 연락이 왔다. 수신인에 그분 성함이 뜨면 정말 스트레스받을 정도로 힘들었는데 내용자체가 급하고 까다롭고 예민한 것들이고 게다가 시간을 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연락을 몇 번 받으면서 정말 너무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비서 간에도 지켜야 하는 예의가 있고, 본인이 모시는 임원 분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상대 비서도 본인과 같은 비서이고 상하관계로 규정할 수 없기 때문에 서로 예의를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본인의 상사가 1순위라고 생각하는 것까지는 좋은데 상대 비서에 예의는 갖추어야 한다.. 비서들 간에 관계는 임원분들 간의 관계와도 같고 다시 말하지만. 상하 관계로 규정할 수 없고 서로 존중해야 한다. 부탁하는 입장에서 무례하게 대하면 상대는 해줄 수 있는 거라도 안 해주고 싶고 모든 것은 인지상정이기에.

그렇게 몇 번 지나고 좋지 않은 기분이 쌓인 데다가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그분의 태도에 좀 화가 난 와중에 어느 날 새벽에 전화가 울렸다.


인간의 고뇌가 이런 것인가 싶을 정도로 전화를 받을지 말지 고민하다가 양심? 의 승리로 인해서 겨우 전화를 받았는데, 그 부장님이 거의 울고 계신 거 아닌가. 너무 미안하다는 말을 몇 번씩이나 하면서.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연락을 하셨다는 말에 정말 음… 그 정도 되니깐 이젠 그분을 존경하게 되었다. 상대방에게 미안하고 어렵더라도 방법이 없진 않으니깐 내게 연락하면 어떤 방법이라도 생길 수 있는 작은 희망 같은 게 존재하니까 시도를 해본 것이 아닐까.


비서로써 측은하고 저렇게까지 일을 해낸다는 것이 그리고 새벽이 올 때까지 그나마 기다려서 참고 참은 그 상황이 이해가 돼서 부탁받은 그 일은 최선을 다해서 해결해 드렸고 그 이후로 돈독한 관계가 되었다. 오

롯이 상사를 위하는 그 마음이 뭐랄까.. 수준 이상을 경험해 보니깐 존경스럽게 느끼게 된 것이다. 뭐라도 더 해주고 싶은 마음. 그런 게 생기면서.


그분도 그런 마인드로 평생을 상사 곁에서 일했기 때문에 부장 달고 정년까지 일할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 

요즘은 어떻게 지내시려나~ 부장님! 안부 궁금합니다 좀 만나주세요!!


2)    오너기업 부장


두 번째로는 거의 이십오 년 넘게 일하신 분이고 오너 기업에 회장님 모시다가 사장님 모시게 된 케이스인데 사실 회장님 모시다가 사장님 모시게 되는 일이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일단 스타일이 같을 수가 없는데 이는 창립자와 그 이후의 사장님은 아무래도 일하는 방식이나 스타일이 같을 수 없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사장님이 본인을 신뢰하지 않는 것 같아서 힘들다고 했고 그렇게 1년 정도 지났을 무렵에 결국 그 사장님 맘속에 원 픽이 되면서 부장님으로 승진하게 되었다. 


가끔씩 부장님이 개인적인 일로 힘들어하면 금방 아시고는 “0 부장 뭐 힘든 일 있는가? 내게 말해 보게~ “라면 쏘 스위트한 말씀을 하신다는데.. 동화 속에 나올법한 이야기인지…

그 에피소드를 듣고는 그날 저녁 내내 배가 아팠다. 사촌이 땅을 사면 왜 배가 아픈가에 대해 처절히 경험한 날이었다. 


그분도 내게 종종 업무 관련 부탁을 했었는데 감사하다는 말씀을 참 잘해주셨다. 진심을 담아서는 기본이고 가끔 불러서 고기 같은? 것도 사주시고(중요 부분).


사실 후배 비서에게 그렇게 까지 할 필요는 없었을 텐데도 세심하게 챙겨주시는 모습이 정말 배울 만하다. 현재는 이제 대체 불가의 비서가 되어 임원까지 노리고 계신다고 한다. 

얼마 전 “어디까지가 목표인가요?라고 어리석은 질문을 던졌는데,

“승진이 목표는 아니에요,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은 늘, 언제나 최선을 다해서 해보자...... 전 그런 마인드로 임하고 있습니다”라고 우문에 현답을 주셨다. 

정말 성공하는 사람들은 뭔가 달라도 다르다. 어느 책에서 나올법한 대답의 수준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니 말이다.


3)    일당백 팀장


세 번째는 협회에 계신 팀장님인데 이분도 뭐 20년 정도의 경력을 자랑 중이시다.

나도 중년이 되니깐 주변에 이렇게 오래된 분들이 많이 계시는데 팀장님은 거의 웬만한 행사 전문가 저리 가라 수준의 경험과 지식을 가지고 계신다. 


그분은 특히 여러 명의 임원을 다발적으로 상대해야 하는 업무가 많은데,

임원 분들은 모두 비슷한 수준의 중요도가 있어서 한 사람의 임원도 소홀히 할 수 없고 심지어 모두의 의견이 같지 않을 때가 있는데 그럴 때는 의견도 조율한다. 


잘되면 임원들에게 공이 돌아가고 잘 안되면 팀장님에게 질타가 가는 구조가 자연스레 형성되는 것이다. 그리고 협회에는 행사가 참 많은데 행사의 기획 준비 진행을 거의 특공대 수준으로 해낸다. 


가끔 같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을 때면 갑자기 팀장님의 얼굴이 줌인되면서 다른 세상은 흐릿하게 보이게 되는 그야말로 뽀샤시 효과 처리가 될 만큼 전문가다운 면모를 드러낸다. 


그리고 매년 협회의 회장이 바뀌는데 그럼 바뀔 때마다 회장님의 리더십에 따라서 업무 방향과 방식도 달라지게 된다. 지난번 회장님은 어떤 안건을 결정할 때 정말 러프하게 가이드만 정해주고 디테일은 그 팀장님이 정하면 되는데 이번회장님은 디테일을 중요시해서 업무 방향을 다시 잡아 정해야 하는 그런 사태가 매년 반복되는 것이다. 협회 회장님의 성격도 다 제 각각 일 테니…


난 정말 팀장님 일 못하겠다고. 팀장님이니깐 하는 거라는 말을 하며 손을 몇 번이나 맞잡았는지 모른다. 

오늘도 어딘가에서 고생 중 이시겠지만……

진짜 리스펙!!


4)    비서에서 임원까지


지금은 타기업 상무님 되신 수행비서 분 얘기인데 예전에 같은 기업에서 일하면서 각자 다른 임원을 모실 때였다. 머리카락 안이 휑 할 정도로 없어질 만큼 아마 스트레스 심했던 것 같았지만 항상 온화하고 온유했기 때문에 본인의 기분을 겉으로 표현하는 걸 본 적이 없었다. 


나는 정말 화가 많은 사람이라 누가 업무 지연 시킨다거나 제출하기로 한 자료 제대 안 주면 진짜 화나고 또 상대가 빈정거리면 얼굴에 나오는 셀로판지 마냥 투명한 사람인데.

내가 경력직으로 기업에 들어왔기 때문에 사실 아는 사람도 없고 내 업무를 도와줄 사람도 없었다 그러나 그에 비해 업무의 중요도와 양이 꽤나 많았다. 몇 년간을 맨땅에 헤딩한다는 느낌으로 살았으니 말이다. 


그분께 부탁이 있어서 연락을 드릴 당시에도 그런 상황이었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을 얻을 수 있을까 해서. 연락을 하게 되었다.

근데 그분이 그런 상황을 파악하셨는지,

“정말 어려움이 많으시겠네요. 혼자 일하는 상황이 안타깝고 알아주는 사람이라도 있으면 좋을 텐데, 내가 얼마나 도움 줄 수 있을진 모르지만 알아볼게요”..라고 하시는데 눈물 왈칵 뭐랄까.

 누군가 이해해 준다는 그 따뜻한 말이 내 고된 마음을 조금 녹여주었다. 

그리고 그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의 도움을 해주셨다. 


나는 비서란 특히 커뮤니케이션에 능해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 커뮤니케이션이란 게 상대방과 소통하는 것으로 상대방의 필요를 눈치채고 그 필요가 어떤 욕구에서부터 시작되었는지 그 필요의 근본이 뭔지 알아야 대화가 이어져 갈 수 있는 것이다.  업무지시를 예를 들자면,

상사가 어떤 업무를 지시했을 때 분명 그 업무를 지시하는 이유가 있다. 


그래서 그것만 딱 해서 재빨리 제출하기보다는 그 업무를 왜 지시했는지 와 그런 필요를 충족하려면 사실은 상사의 지식방향보다는 다른 방법으로 하면 더 좋을 수도 있다고 역 제안을 할 수 있다면 좋은데, 이런 상황은 모두 대화를 통해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대화가 중요하고, 대화를 하면서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시키는 것만 하는 사람. 시키는 것도 못하는 사람. 시키면 더 해서 가져오는 사람. 그래서 이런 말이 나오는 것이고, 시키는 것만 하는 사람은 평타는 칠 수 있지만 그럼 그 자리에 그 사람 말고 누가 와도 그 정도는 할 수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THE BEST도 THE ONLY도 어려울 것이다. 




어떤 비서가 되고 싶은가, 어느 길로 가고 싶은가.... 깊은 생각을 해볼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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