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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펜소리 Jul 24. 2023

이루라 북스테이

이번엔 자작나무숲 호빗하우스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시절부터 세 식구가 '쉼'이 필요할 때 찾는 곳이 있다.

강화도에 있는 이루라 북스테이다.

파주에서 멀지 않고, 북스테이의 숙소가 멀찌감치 떨어져 4개뿐이라 한적하다. 

근처 새소리를 들으며 숙소에서나 메인 로비에서 조용히 책을 읽을 수 있는 곳이다.




아내가 일 년에 두 차례 정도 하는 일직이 있는 일요일이다. 

직장이 인천이라 먼저 출근을 하고, 나는 딸아이와 점심시간에 맞춰 이동하는 계획을 세웠다.


점심을 해결할 곳은 차이나 타운에서도 유명한 신승반점!  

워낙 유명한 식당인데 수요미식회 이후 웨이팅이 기본 2시간 정도다.

토요일인 어제저녁부터 많은 비가 내리고 있어서 약간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출발했다.

다행히 대기표 34번이다. 

(인터넷 예약은 안되고, 식당 안에서 번호표를 뽑아서 대기하는 시스템이다.)

대기 표시는 4인이하 5인이상 2가지로 안내가 된다. 

직원분께 여쭤보니 약 30분 정도면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짧은 웨이팅은 첨이다. 


30분이 생겼으니 주변 구경을 할까 했는데, 비도 부슬부슬 내리고 해서 옆에 있는 오락실에 갔다.

성인이 되고는 아이와 가는 경우를 제외하면 갈 일이 없는 곳인데, 역시 딸아이는 좋아라 한다. 


우리는 정석적인 기본메뉴인 유니짜장, 볶음밥, 짬뽕 그리고 찹쌀꿔바로우를 주문했다.

다른 메뉴도 유명하나 내 입맛엔 꿔바로우와 유니짜장이 특히 맛있다.


아내는 일직이라 퇴근 후 합류하기로 해서 딸아이와 둘이 이루라 북스테이로 먼저 출발했다.

점심을 든든하게 먹었음에도 뭔가 부족했는데, 저녁 불꽃놀이용 스파클라를 미처 챙기지 못한 것이 생각났다. 인천에서 강화도를 가는 길에 김포에 있는 대형 다이소에 들러 45cm 대형 스파클라 두 세트와 과자 

몇 개를 샀다. 이 루라책방이 강화도 끝이라 같은 인천 관내인데도 거기가 꽤 된다.



이루라북스테이


이루라책방 전경

육중한 나무 문을 열고 들어서 계단을 오르면 눈앞에 이루라책방의 전경이 펼쳐진다. 

3층 높이의 이루라 책방은 메인 홀인 동시에 카페, 서점이다.

이루라 메인 홀에는 다양한 책들이 있고, 일부 책들은 무료로 대여도 가능하고, 구매도 이곳에서 가능하다.

이루라 책방

 숙소에 짐을 풀고 나오니 책방지기님이 웰컴드링크를 주문받으신다.

우리는 코코넛과 청포도에이드를 마시며 잠시 쉬며 앞으로의 놀 준비를 하였다.

웰컴드링크

앞선 두 차례 방문했을 때와 달리 책방지기(사장님)님이 바뀌셨는데, 알아보니 1기 사장님은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에서 이루라 북스테이를 운영을 준비 중이라고 하신다.

이번에 처음 뵙는 2기 사장님은 더 친절하신 느낌을 받았다. 

오로라 등과 같은 각종 조명들, 에어컨, 제습기등 전자 기기 사용법을 알려주시는데, 특히 겨울철에는 잘 들고 이해해야 한다.



이루라 북스테이에는 총 4개의 숙소가 있다. 

비밀다락 오두막과 루프탑글램핑

메인 책방 옆 계단에 오르면 2층에 '비밀다락오두막'이 있고, 한 층을 더 오르면 '루프탑글램핑' 숙소가 있고,

글래스트리하우스와 호빗하우스

정원을 거슬러 좌측에 전면 유리창이 멋진 글래스트리하우스와 오늘 우리 숙소인 '호빗하우스'가 있다.


몇 해전 첫 방문에 루프탑 글램핑 숙소에서 1박 하였는데, 당시 기온이 영하 16도였다. 

아무리 난방이 잘 된다고는 해도글램핑 숙소다 보니 등은 따뜻한데, 숨 쉬는 공기는 차가웠던 기억이 있다.

두 번째 방문에선 오두막집이었는데, 시골집 다락방 같은 느낌이었다.

비용을 추가로 지불하며 숙소마다 저녁에 BBQ를 즐길 수도 있고, 소소한 간식도 제공해 주시며, 장작으로 불멍을 할 수 있게 준비해 주신다.


다락방 손님들의 BBQ 장소인 내가 좋아하는 벚꽃 정원에선 그네도 타고, 아늑한 분위기 불멍도 가능하다.




드디어 호빗방에 오다.


앞선 두 숙소에 비하여 이번 호빗방은 매우 아득하고 프라이빗한 느낌이고 입구의 큰 나무 문이 매우 인상적이다. 

둥근 문 안에는 "금이라고 해서 모두 빛나는 것은 아니며, 방황하는 자가 모두 길을 잃은 것은 아니다"라는

'반지의 제왕'에 나온 글귀가 적혀있다. 

호빗방 나무문과 방 가운데 있는 큰 나무

호빗방은 이중으로 문이 있을 거라 예상했는데, 그냥 저 큰 나무 문뿐이다. 약간 땅 아래쪽으로 방이 만들어져 있어서 더 따뜻하고 아늑한 느낌이 들었다.

방의 둥근 창과 나무 타는 아이

방 안에서 바라보는 작은 창으로 보이는 정원과 풍경이 멋스럽다.

역시나 딸아이는 나무를 탄다. ㅎㅎㅎ




개인적으로 이런 저녁 풍경이 너무 좋다^^

트리하우스와 호빗방

비가 오락하는 관계로 출발할 때부터 BBQ는 생략하고, 포장해서 저녁을 먹기로 하였었다. 

인천에 유명한 유부초밥 집을 찾아내어 포장을 한 후 멋진 한 끼를 채웠다.


저녁에는 세 식구가 간단한 게임을 하다가 다 같이 책을 읽고 잠자리에 드는 매우 바람직하며 편안한 저녁을 보냈다. 이런 건 언젠 집에서도 할 수 있을 듯한데, 집에서 이렇게 보내기는 참으로 쉽지 않다.


아침은 8시부터 음료와 시리얼, 샐러드와 빵을 식사로 제공해 주신다. 

저녁 '오월의 유부'와 아침 식사


하는 일 없이 잘 먹고 푹 쉬고 돌아왔다. 다음은 아직 가보지 못한 트리하우스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마음과 고즈넉한 감성을 좋아하시는 사람들이나 가족들에게는 한 번쯤 추천해 

주고 싶은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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