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살아도 가난한 이유 ep.1

우리는 왜 이렇게 지쳤을까?

by 안효

프롤로그

월급은 그대로인데, 집값은 하늘을 찌르고,

세금과 물가는 매년 오른다.

버는 것 보다 내는 게 많고, 일하는 것보다 버티는게 어렵다.


이 사회는 성실을 미덕이라 부르면서 그 성실을 착취하고,

열정을 가치라 부르며 그 열정을 소모품처럼 태운다.


기업은 이익을 이유로 사람을 줄이고,

국가는 책임을 말하면서 현실에선 부담을 나눈다.

청춘은 계약기간으로 쪼개져 팔리고,

중년은 대출과 세금 사이에서 버티며,

노년은 연금보다 병원비를 먼저 걱정한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는다.

구조는 보이지 않고, 책임은 개인에게 전가된다.

그리고 그 모든 틈새에서,

평범한 우리 같은 서민들이 조용히 지쳐간다.


나는 이 시대를 비판하고 싶다.

그러나 그 비판이 단지 분노로 끝나지 않길 바란다.


우리는 왜 이렇게 되었는가를 묻고,

어떻게 다시 설 수 있을지를 함께 고민하고 싶다.


이 글은 그 질문에서 시작된다.

"열심히 살아도 안되는 시대, 그 안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것일까."


열심히해도 안 되는 사회의 구조


세상은 여전히 노력하면 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말은 이제 현실이 아니라 위로가 되었다.


우리는 누구보다 성실하게 일하지만,

돌아오는 건 빠듯한 월급과 불안한 내일뿐이다.

버는 것보다 내는 게 많고,

내일이 오늘보다 나을 거라는 믿음은 점점 사라진다.


정직한 노동이 보상받지 못하는 사회


언젠가부터 '노동의 가치'는 저 아래로 떨어졌다.

회사는 성과를 이유로 인원을 줄이고, 남은 사람들에게 두 사람 몫의 일을 시킨다.

성과급은 줄었고, 책임만 늘었다.

"열심히 한다"는 말은 이제 칭찬이 아니라 '착취의 허가서'가 되었다.


노동의 대가가 줄어드는 동안, 자산의 가치는 폭등했다.

같은 시간 동안 누군가는 땀을 흘려 돈을 벌고,

누군가는 그 돈으로 집을 사서 돈을 번다.

노동으로는 자산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다.

그 순간부터 노동의 꿈은 '생존'으로, 생존의 꿈은 '소유'로 바뀌었다.


제자리 월급, 치솟는 물가


한 달에 한 번 찍히는 월급명세서는 숫자가 그대로인데,

마트의 가격표는 매주 바뀐다.

전기세, 교통비, 통신비, 세금까지.

마치 사회 전체가 사람들의 '한계점'을 시험하는듯 하다.


물가는 오르는데, 월급은 제자리에 있다.

그 격차가 커질수록, 사람들은 더 일해야 한다.

일을 더 많이 해야 겨우 '살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살면 더 지치고, 결국 그 피로가 다시 사회를 먹는다.


이 악순환 속에서 "열심히 살면 된다"는 말은

이제 희망의 언어가 아니라, 책임을 떠넘기는 말이 되어버렸다.


세상이 잘못 돌아가도, 제도에 문제가 있어도 그 탓은 언제나 개인에게 돌아온다.

"너는 열심히 하지 않았으니까 가난한 거야."

그렇게 말하면서 사회는 스스로를 바꿀 이유를 잃는다.


불안은 통제의 도구가 되었다


이 사회는 사람들의 불안을 이용한다.

'이 직장을 잃으면 어디서도 못 산다.'

'지금보다 나은 삶 혹은 직장은 없을지도 모른다.'

이런 두려움이 사람을 순종하게 만든다.


그 두려움이 크면 클수록

사람들은 자신의 권리를 포기하고,

"그냥 시키는 대로 하자"는 체념에 익숙해진다.


그렇게 불안은 통제의 도구가 되고, 체념은 질서의 기반이 된다.


그러나, 잘못은 우리에게 있지 않다.


우리는 게으르지 않다.

그저 세상이 너무 빨리, 그리고 한쪽으로만 달려왔을 뿐이다.

정직하게 일한 사람들이 손해를 보고,

빚 없이 살려는 사람들이 오히려 밀려난다.


그건 개인의 능력이나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다.

제도가, 정책이, 자본이 한쪽으로만 기울어 있기 때문이다.


이제 필요한 건 자기비판이 아니라 구조의 재설계다.

노력의 방향을 바꾸고, 삶의 중심을 다시 세워야 한다.


우리는 더 이상 '열심히' 살아남으려 애쓸 필요가 없다.

이제는 '영리하게' 살아남아야 한다.


그 시작은 이 구조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이해가 곧 생존의 기술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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