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너에게 미래의 엄마가 쓰는 편지

용서를 구합니다.

by doojull

엄마는 네가 7살일 때 네가 다 큰 아인줄 알았어. 네 옆엔 세 살 어린 쌍둥이 동생이 두 명이나 있어서 항상 네가 너무 커 보였어. 그런데 네가 겨우 초등학교도 가지 않은 코흘리개 7살이었다는 것을 수년 후에 한 장의 사진을 보고 깨달았어. 네가 친척 결혼식장에서 쌍둥이 동생의 손을 잡고 있는 사진 한 장을 봤거든. 엄마는 그런 모습을 억지로 연출해 놓고 사진 찍기 바빴던 거야. 너는 그런 상황들이 얼마나 버거웠을까? 형이니까 네가 이렇게 해야지, 저렇게 해야지 하며 엄마가 다그쳤던 순간들이 많았잖아. 너도 베이비인데... 엄마는 돌아보면 돌아볼수록 미안하고 부끄러운 일 투성이야. 엄마는 엄마의 틀로 너를 가두어두고 너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잘 보지 못했어. 엄마가 욕심이 너무 많았어. 엄마가 두려움이 너무 많았어. 그것이 나의 죄야.

어두운 얘기 그만하고 7살, 있는 모습 그대로의 너를 떠올려 볼까? 벌써 행복해진다. 너는 해가 뜰 때부터 해가 질 때까지,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놀기를 좋아했어. 축구, 자전거, 인라인스케이트 운동이라면 다 잘했지. 무엇보다 당시 유행하던 파워레인저를 좋아했는데 그 빨간색 코스튬을 입고 온 집안을 날아다녔어. 또 거기 나오는 무기들을 좋아해서 많이 사기도 했지만 네가 하드보드지에 직접 그려서 오리고 놀 때도 많았지. 그림 그릴 때면 너의 창의력이 정말 남다르다고 많이 느꼈던 것 같아. 또 너는 전쟁놀이를 좋아해서 블록이나 공룡들을 가지고 재밌는 전쟁이야기를 많이 만들었는데 그 모습을 동생들이 넋을 놓고 쳐다보고 있을 때가 많았어. 아... 너무너무 아까운 모습들... 엄마는 항상 지쳐있어서 그 예쁜 모습들을 천천히 눈에 담아두질 못했네. 그때의 너를 다시 만나고 싶어. 그럴 수 있다면 나는 무슨 말을 할까?


“7살의 호성아 안녕? 나 미래의 엄마야. 좀 착해진 엄마. 너는 지금 우울하고 무서운 엄마랑 살아서 싫을 때도 많지? 하지만 조금만 참아. 지금 그 무서운 엄마도 바뀔 날이 온단다. 희망이 생기지? : ) 그냥 엄마가 뭐라고 하건 너는 네가 되면 돼. 이다음에 커서 호성이가 되면 돼. 그게 네가 이 지구에 온 사명이야. 파워레인저가 지구를 구하러 온 것처럼, 너는 호성이가 돼서 세상을 밝힐 거야. 왜냐하면 너는 별이거든. 네 이름 뜻 알지? 여름하늘 호(昊)에 별 성(星), 너는 밤하늘의 별이야. 그러니 너 자신 안에 있는 빛을 따라서 하루하루 살아봐. 미래의 엄마가 스포 하는데 22살의 너는 진짜 멋있게 컸다! 축하해. 반짝거리는 호성!!! 그리고 엄마 한번 안아줘. 오랫동안…...”


미래의 엄마가

사랑을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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