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에 한 번 가보고 싶었던 꿈은 내가 죽기 전에 이뤄볼 수 있는 꿈일까?
꼭 북극만이 아니라도 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일이 몇 가지 있다. 그 중 하나는 북극에 가서 오로라를 보는거다. 꼭 북극까지 가지 않아도 캐나다까지만 가도 볼 수 있는 것이라 망설이게 된다. 그리고, 오로라 하나만을 보기 위해서 꽤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것도 말이다. 두 번째는 산티아고 걷기, 요즘 나오는 단체 여행을 같이 하는 사람들 모임에서 보면 산티아고는 꽤 나이든 분들도 한달씩 걷기에 도전한다. 은퇴하고, 산티아고순례길을 걷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그리고 마지막은 아프리카에 가보는 거다. 북극과 또 다르게, 진짜 살아있는 것 같은 동물들의 자연에서의 삶을 보고 싶다.
나의 여행에 대한 소망을 잠시 다시 떠오르게 했던 ‘북극에 삽니다’를 읽으면서, 내가 알고 있거나, 들어봤거나, 아니면 처음 보는 동물들을 만나는 꿈을 꾸었다. 처음 책장을 펼쳤을 때는 이게 동화책이 맞을까라는 생각을 잠시 하게 할 만큼 정보책처럼 많은 이야기가 들어 있었다. 하지만 곧, 아, 동화책이구나 싶었던 것은 정보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정보를 참 읽기 편하고, 쉽게 받아들이도록 잘 구분해서 재미있는 이야기와 함께 전달하도록 적혀 있기 때문이었다.
순록으로 시작해서, 북극고래, 고리무늬 물범이나, 수달, 북극곰처럼 조금 익숙한 동물들은 금방 눈에 띄었다. 반면, 하늘다람쥐, 흰올빼미, 흰꼬리수리 같이 이런 아이들도 북극에 살았나 싶은 것도 있다. 또, 북방병코고래, 뇌조, 말코손바닥사슴처럼 처음 듣는 이름의 친구들도 제법 있었다.
내가 북극에 대해 관심을 가졌던 것은 얼마 전 여행을 할 때 여수 아쿠아리움에서 벨루가를 만나고 나서다. 그 벨루가에 대한 글을 쓰다가, 여러 북극에 사는 동물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 책도 그렇게 북극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읽게 된 것도 하나의 이유다.
작가의 말에서 ‘북극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은 우리가 느끼는 환경에 대한 심각성을 훨씬 더 많이 느끼게 할 만큼 확연하다는 이야기였다. 마음이 쿵 내려 앉을 만큼, 어쩌면 우리 다음 세대정도에 이 문제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죽게될 지도 모르지 않는가.
인간의 편리함에 의해 좀먹고 있는 자연에 대한 미안함을 어떻게 할 수 있으랴만은 이렇게 북극에 있는 동물을 만나고, 이름을 기억하고, 그들이 오래도록 그곳에서 살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지는 것만으로 1억분의 1만큼의 답이라도 되면 좋겠다.
말코손바닥 사슴 그림을 보면서, 웃는 모습이 꽤 오래 기억에 남았다. 작가의 어떤 마음이든, 그곳에 사는 동물들은 다 이렇게 자신의 고향에서 행복한 마음일 것 같았으니까. 그리고, 또 벨루가처럼 인상적이었던 혹등고래. 이름을 알게 되니 생각보다 여기 저기서 자주 만나는 혹등고래의 점프하는 모습을 보면, 저절로 아! 감탄을 하게 된다. 아이들이 이 책을 통해 쉽게 북극에 사는 동물들을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한 장에 한 동물씩 꽤 긴 소개지만 지루하지 않고 잘 읽혀서 참 좋다. 이렇게 동물들의 예쁜 모습이 담겨져 있는 책을 만나서 그것도 참 좋았다. 인간과 오래도록 같이 할 수 있으면 더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