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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J Oct 15. 2024

건설인? 축구인?

내 정체성은 과연?

요즘 대한민국 축구가 좀 시끄럽죠?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홍명보 감독이 감독 선임상의 절차 이유로 인해 축구팬 및 국민들에게 제대로 된 응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한 맘으로 똘똘 뭉쳐서 응원해도 모자랄 판에 말이죠...


그래도 무조건 예전 월드컵 영웅을 지지하는 것이 아닌, 제대로 된 절차를 존중하려 진통을 겪는 것이라고 생각하니 이만큼 우리나라 축구팬 및 국민들의 의식이 예전에 비해 많이 성숙해진 것이라고 생각하며 안타까운 마음을 달래보고자 합니다. 


저는 95년에 모 건설회사 해외영업팀에 신입 사원으로 입사하면서 직장 생활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건설회사에 취직하고자 하는 생각은 당시에 1도 없었고 그 당시 대부분의 대학생들처럼 되는대로 여기저기 원서를 내면서 '일단 아무 데나 걸려랏' 하는 심정으로 구직 활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제가 초등학교 시절인 82년에 프로야구가, 83년에 프로축구가 태동하면서 스포츠에 관심이 엄청 많았고 86 아시안게임, 88 서울 올림픽 등 굵직굵직한 이벤트들과 함께 86년 월드컵에 우리나라가 32년 만에 진출하는 등 스포츠 열풍이 제대로 달아오르던 시절이어서 그랬는지 항상 스포츠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습니다.


대학교 시절에는 그 당시 발간되었던 '스포츠 서울', '스포츠 조선', '일간스포츠' 3개 스포츠 신문을 매일매일 사서 정독하는 등 스포츠에 대한 관심을 계속 유지하면서 스포츠 신문 기자의 꿈도 꾸게 되었습니다. 대학교 4학년 시절, 여기저기 원서를 내던 중 스포츠 조선에서 수습기자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원서를 내고 필기시험 날짜를 받아 나름 준비를 해 오던 중 3M이라는 회사에서 면접을 보러 오라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면접 날짜가 스포츠 조선 필기 시험일자랑 겹친 것이 아니겠습니까...


과연 꿈을 따라갈 것이냐 아니면 현실적인 대안을 선택할 것이냐를 두고 한참 고민을 하다 결국 현실에 굴복하고 말았고 3M 1차 면접은 통과하였으나 최종 면접에서 아쉽게 탈락의 고배를 마시고 나니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하고 싶었던 스포츠 조선 기자 시험이나 볼 걸" 하고 후회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니 후회해 봐야 소용이 없었죠.. (후일에 스포츠 조선 필기시험 문제를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모두 다 아는 문제들이어서 더더욱 아쉬웠던 기억이 납니다)


아쉬움을 털어 내고 다시 구직활동을 하면서 때로는 서류에서, 때로는 면접에서 아쉽게 탈락하는 상황을 거치다 다행히 중견 건설사 해외영업팀에 입사 후 해외 현장 경험도 하는 등 열심히 건설인의 삶을 살아왔습니다.


해외 경험도 쌓이고 건설인으로서 성장을 해 오던 차에 모 대기업 건설회사 해외영업팀에서 경력 사원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지원하여 운 좋게 합격을 하게 되었는데 마침 그 그룹에 프로축구단이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 팀은 제가 83년 프로축구 태동 이후 어렸을 적부터 응원하던 바로 그 팀이었음) 그래도 제가 맡은 일은 해외영업이니 팬의 마음으로 응원을 하는 수밖에 없었죠.


그런데 세상에나 마상에나... 한창 열심히 해외 공사 수주를 위해 국내외로 출장을 다니며 노력하던 어느 날 외근 중에 갑자기 그 당시 제 상사인 모 대리님이 전화가 와 "부서가 없어졌으니 얼른 사무실로 들어와라"라고 하셨고 이게 무슨 일인지 어리둥절한 상태로 사무실로 들어왔습니다.


알고 보니 당시 재무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한 회사가 컨설팅 회사에 사업 구조 재편에 대한 컨설팅을 의뢰하였고 잘하는 것에 집중하라는 컨설팅 회사의 결과에 따라 당시에는 주력 사업이 아니었던 해외 사업을 접는 쪽으로 결정을 한 것이었습니다. 


당시 저희 팀 임원 및 차부장님들처럼 나이가 좀 있으신 분들은 회사를 나가시게 되었지만 저와 같은 대리급 젊은 직원들은 회사 내 타 부서로 전출을 시켜준다고 했었습니다. 순간 스치는 생각이 '드디어 때가 왔다'라는 것이었고 그룹 내 프로축구단으로 지원을 했고 마침 직원 충원 계획이 있었던 프로축구단에서 근무하게 되는 기적 같은 일이 찾아왔습니다. 


이런 일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하진 못했지만, 저는 이전 회사 해외영업팀 근무 시에도 스포츠 마케팅 관련 책을 사서 혼자 공부하는 등 스포츠에 대한 관심을 버리지 않고 계속 유지해 왔었습니다. 저는 지금도 '간절한 꿈은 본인의 긍정적인 마인드 및 노력 여하에 따라 반드시 이루어진다'라는 모토를 유지해 오고 있는데 프로축구단으로 가게 된 것이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30대 초반에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을 할 수 있게 되어 너무나도 행복했으며 이후 6년을 넘게 프로축구단에서 스포츠 마케터로 근무하며 정말 다양한 일을 하면서 많은 경험을 하게 되었으며 이때 쌓은 경험이 다시 본사로 돌아와 해외영업을 하게 되었을 때 직간접적으로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프로축구단 시절의 에피소드들은 차차 풀도록 하겠습니다~^^)


비록 퇴직을 앞두고 있지만 건설인으로서 대기업의 임원까지 올라오게 된 것에 대해 만족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열심히 살면 그만큼 보답이 있다는 생각을 하는 동시에, 아직도 여전히 저는 프로스포츠 구단이나 협회에서 다시 한번 일하고 싶은 마음을 떨칠 수 없습니다. 


대리 시절 프로축구단에서 일할 가능성이 희박했음에도 불구하고 혼자서 스포츠마케팅 공부를 하던 마음가짐으로, '지금 현재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면서 간절히 원하면 또다시 기적이 일어날 수 있다'라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살아갈 예정입니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오늘 저녁 이라크와의 월드컵 예선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오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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