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를 보고
학계에서 비주류적인 주장을 하다 쫓겨난 그레이스 박사. 중학교에서 과학을 가르치며 살고 있다. 물로 구성되지 않은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다는 주장. 바로 그 주장 때문에 스트라트를 만나고 "프로젝트 헤일메리"에 참여하게 된다. 이 프로젝트는 변방의 연구자에게 드디어 찾아온 한 줄기 세상의 빛이다.
외계 세포인 아스트로파지로 자신의 주장이 옳다고 증명하려던 그레이스. 그럴듯한 가설을 세우고 세심한 관찰에 이은 철처한 검증. 그 과정에서 합리적 추론과 직관. 다시 번뜩이는 가설. 끝임없는 도전과 실패의 연속이다. 그것이 연구자의 숙명.
아스트로파지가 물로 이뤄졌다는 걸 알게 된 그레이스, 자신이 결국 틀렸다는 사실에 절망도 잠시. 그의 호기심은 결국 중요한 발견으로 이어진다. 아스트로파지의 번식방법을 알게 된 것. 이 때문에 일개 교사이자 변두리 연구자는 프로젝트의 최전선에 가게 되고 중요한 임무를 맡게 된다.
지구에서는 칼이 있었다면(칼은 사실 그레이스를 감시하는 경비였다. 그래도 그레이스에게 그는 하나뿐인 연구동료였다), 우주에서는 로키라는 외계생물체가 동료가 된다. 서로의 장점을 살려 한 팀이 되고, 그렇게 아스트로파지가 우주에 가져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팀이 된다.
광활한 우주에서 먼지같은 존재에 불과하다고 느껴지지만. 또 무지막지하게 커보이는 문제 앞에서 내가 너무 초라해지지만. 동료가 있기에 오늘도 한걸음 내딛을 수 있다. 그 믿음이 희망을 보게 하고, 희망이 용기를 내게 한다. 세상은 성공적인 결과만을 소비하겠지만, 무수한 실패는 연구자에게 소중한 자산이 된다. 다만 오늘도 몸을 내던질뿐. 간절함으로 동료가 던진 헤일 메리를 터치다운으로 연결시키기 위한 그 필사적인 몸부림.
질문으로 돌아가보자. 연구가 세상을 구할 수 있을까? 연구자의 믿음과 희망이. 그리고 끊임없는 용기와 도전이. 연구자 스스로를 구한다. 그리고 때가 이르면, 바라건데 세상을 바꾸는 데도 일조할 수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