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han Oct 14. 2022

연봉 협상, 숫자 그 이상.

Early negotiation with compelling story

10월이 되었다. 어느덧 모바일 팀을 맡은지도 반년이 넘어가고, 

그 사이 팀원의 부서 이동, Growth 1:1 미팅, 팀원 뽑기 및 온보딩, 팀원 승진 및 연봉 협상 등 

매니저로서 겪을 수 있는 경험의 한 사이클이 지나갔다. 


처음으로 매니저로서 협상 테이블의 반대쪽 자리에 앉아있었더니

팀원일 때 미리 알았으면 하는 것들이 비로소 보였다. 


그중 하나가 일 년에 한 번 있는 연봉협상

(사실, 연봉협상이라 쓰고 연봉 통보라 읽는다.)


 사실이다-


매니저가 되기 전, 

이 회사에서 두 번의 연봉 관련 미팅을 매니저와 했었다. 

들어오자마자 첫해 운 좋게 승진을 해서 한창 기대를 했었는데, 

연봉 인상 폭은 기대치에 훨씬 못 미쳤다. 


아니, 왜 그러냐며 나름 조리 있게 말과 글로 매니저에게 어필했으나 딱히 달라지는 건 없었다. 

그저 내 말을 안 들어주는 매니저가 그저 야속하기만 했다. 



허나, 매니저가 된 뒤로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우리 회사는 10월에 매니저와 지난 한 해 성과 평가 및 연봉 인상에 대한 1:1 미팅을 갖는다. 매니저가 되고 나서 알게 된 사실은 성과 평가를 3개월 전에 미리 마친다는 사실이었다. 3개월 전부터, 팀원들이 잘한 부분과 개선할 부분들을 SBI (Situation-Behavior-Impact)* 형식으로 기술해서 자신의 팀원에 대한 평가를 내리고, 이후 조직 내에 있는 매니저들끼리 이야기를 통해 인사고과를 조절한다. 




다시 말해, 자신이 정당하게 평가를 받고 싶다면 (아니면 적어도 어필을 하려면), 늦어도 3개월 전에 매니저와 어느 정도 대화가 되어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지 않고 느긋하게 기다리고 있다가 당일 날 숫자 보고 unhappy를 띄워봤자,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는 이야기다. 


물론, unhappy를 띄운 사람이 정말 잘하는 사람이고 꼭 팀에 남아야 하는 사람이라면, 경우에 따라서 조정이 되기도 하지만, 매니저 입장에서는 합당한 이유 (+ 왜 진작에 고려하지 못했는지에 대한 변명)와 함께 윗 매니저에게 요청을 해야 하고 윗 매니저 역시 재정 부서에게 돈을 더 끌어와야 하는 사항이라 일이 본의 아니게 커지게 되어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을 개연성이 있다. 



그럼 어떻게 미리 준비를 해야 할까? 



사실 가장 좋은 것은 내가 팀에 기여한 모든 내용들을 정리해서 기록으로 남기고, 이를 자주 매니저와 공유하는 것이다. 물론 이때도 SBI 형식으로 써주면, 매니저 입장에서는 성과 평가를 할 때 바로 참조할 수 있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매주 있는 1:1을 통해서는 지난주에 있었던 wins 들을 모아서 보여주고 

매달 혹은 분기마다 성과 및 성장 관련 미팅*을 갖자고 이야기하면서, 

이 미팅에서는 그 기간 동안 있었던 wins들을 모아서, 나만의 탄탄한 스토리라인*을 만들어 자신이 한 일에 대해 충분히 어필한다. 

(사실, 이 부분에 있어선 어느 정도 인정할 만한 확실한 성과물 (impact)이 있어야 더 잘 먹힌다. 그렇지 않고 매니저 입장에서 크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은 일들만 열거해놨을 때는, 이거 정리할 시간에 중요한 일을 더 하지...라고 생각할 수 있는 부작용도 있다.)

성과 및 성장 관련 (Performance and growth check-in) 1:1 미팅은 보통 다음 순서로 이뤄진다.

1. 팀원이 지난 분기의 회고를 통해 배운 점을 나누고
2. 매니저는 객관적인 시각에서 관찰한 점들을 일러준다. 
3. 그런 뒤, 매니저와 함께 다음 분기 때 할 일들에 대한 기대치와 우선순위를 재 배열한다. 
4. 그리고 마지막으로 팀원 자신의 커리어 성장 관련한 목표를 공유하고 다음 분기 동안 매니저에게 도움이 필요한 것을 요구한다. 
실리콘 밸리 한국인 패널 토론에서 혜진 님이 말하는 탄탄한 스토리 라인 만드는 방법
https://youtu.be/mD3OCheYI18?t=444




그래도 안 올려주면 어떡하냐고?


그럼 그냥 짜이찌엔, 사요나라 하고 나오세요라고 쉽게 이야기하고 싶지만, 그래도 지금 다니는 회사가 너무나 좋아서 떠나기 싫으면, 피구왕 통키의 불꽃 슛처럼 딱 한번만 쓸 수 있는 필살기가 있다.



다른 회사의 카운터 오퍼를 제시하는 것


(물론, 사바사임. 최근에 잘한다고 생각하는 친구가 다른 회사의 카운터 오퍼를 가지고 와서 매니저들끼리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카운터 오퍼를 맞춰주려면 승진을 시켜줘야 하는데, 아직 그럴 깜냥이 안된다 생각해서 그냥 나가게 했다. 그리고 들어간 회사가 업데이트되었는데, 크게 매력적이지 않은 회사였다.)


여기서 제일 중요한 가정은 매니저를 내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점. 내 매니저와 사이가 안 좋았거나 뜨뜻미지근하면, 아무리 괜찮은 카운터 오퍼라도 크게 동요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일러두면서 다들 원하는 만큼 받길!



매거진의 이전글 아직도 직접 디자인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