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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n Aug 13. 2022

아직도 직접 디자인해?

Different role and responsibilities

연일 지속된 재택근무로 지치고 무료해질 찰나, 다음 주에 샌프란시스코로 돌아간 다는 친구가 생각나 인사도 할 겸 맨하튼에 있는 사무실로 향했다.


이 친구는 부모님 집이 뉴저지라 종종 뉴욕으로 와서 일을 하곤 했는데, 이번 여름은 아예 맨하튼에 렌트를 구하고 장기로 머물면서 매일 회사를 나온다. 대학 졸업하고 3년밖에 안된 개발자인데, 기본적으로 궁금한 게 많고, 붙임성도 좋아서 회사에 갈 때면, 이 친구와 대화를 많이 하게 된다. 


오늘은 이 친구가 나에게 대뜸 이런 질문을 했다.



찬, 아직도 직접 디자인해? 




아직 6개월 밖에 되지 않았지만, 매니저가 되고 나서 역할과 책임(Role and responsibilities)이 팀원이었을 때와 사뭇 다르다는 걸 몸소 체험하고 있다. 



단편적으로 말하면,


디자이너 일 땐,

주된 업무가 사용자의 니즈나 제품의 문제점을 찾고

왜 지금 이를 해결해야 하는 가에 대한 확신이 서면

어떻게 하면 최적의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까를 주로 고민했다. 


이렇게 디자인을 통해 문제들을 직접 해결해 가면서 동료들에게 인정받고, 중요한 문제들을 많이 해결해 나가면서 빠르게 승진하는 걸 목표로 삼았다.




매니저가 되니, 

그렇게 찾은 프로젝트들을 팀원들 중 누구에게 위임(delegate) 할지가 중요해졌다. 

과연 이 프로젝트가 해당 팀 원의 커리어 성장(growth)에 도움을 줄까

이 팀원이 효과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서 내가 준비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

어느 정도의 기간을 주어야, 해당 팀원이 번아웃(burn out) 되지 않고, 이번 분기에 하기로 한 모든 프로젝트들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

어느 정도의 융통성(flexibility)을 주어야 할까

최악의 시나리오는 무엇이며, 플랜 B는 무언지 등등을 고민하게 되었다.


또한 프로젝트 이외에, 사람 뽑는 일과 새로 뽑은 친구 온보딩(onboarding)하기, 업무 성과 평가하기, 연봉 조정하기는 매니저로서 추가된 업무 영역이다. 또한, 나보다 팀원들이 돋보이는 게, 팀이 성장하는 게 내가 성장하는 거라는 걸 새삼 깨닫고 있다. 



문득, 한기용 선배의 인터뷰가 생각났다.

기술에서 손을 떼는 순간 내 커리어는 망한다라는 인식들이 좀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한 단계 더 나아가려면, 기술은 어느 정도 손을 떼고 큰 그림을 하되 결과를 내는데 집중을 해야 해요. 기술에 너무 포커스 하지 말고, 커리어가 어느 정도 되었을 때, 매니저로 갈 수 있으면 시도해보면 돼요.

출처: https://youtu.be/3U0cbzmwSYc?t=579



디자이너로서 디자인을 직접 하고 싶은 욕심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이제 그것이 더 이상 매니저로서 이점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안다. 어느 정도 비워내야 (craft에 대한 욕심을 덜어내야) 새로운 게(매니저로서의 역량) 들어갈 수 있다는 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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