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창업자 이병철의) 질문 14. 인간이 죽은 후에 영원은 죽지 않고 천국이나 지옥으로 간다는 것을 어떻게 믿을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하여 차동엽 신부는 “죽음 너머의 세계는 객관적 검증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전제로, 인간의 육신은 흙으로 돌아가지만 영혼은 하느님께로 간다고 설명한다. 예수의 12 사도들이 육신의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것도 영원한 생명을 믿었기 때문이라고 한다(차동엽: 질문 14에 대한 대답/ 차동엽: 305).
김안제 교수는 사도나 순교자의 존재가 천국이나 지옥의 실재를 증명하지는 않으며, 신이 직접 증명하지 않는 한 알 수 없다고 본다. 다만 사후에 아무것도 없다는 허무보다는 영혼이 존재한다는 믿음이 인간의 마음을 편하게 한다고 덧붙인다(김안제:754-755).
이어령 교수는 천국과 지옥을 죽은 뒤의 장소가 아니라 “지금 우리의 삶의 방식 속에서 체험되는 상태”로 비유했다. 사랑과 나눔의 삶은 천국이고, 무의미하고 고립된 삶은 지옥이라는 것이다(이어령: 47-48). 그의 이 같은 대답도 질문의 취지를 반영하지 않은 엉뚱한 비유 같지만 그의 통찰은 현실을 직시하고 있다.
요컨대, 인간의 육신은 죽더라도 영혼은 죽지 않고 천국이나 지옥으로 간다는 믿음은 다음 4가지 요인들에 기반을 두고 있다.
첫째, 대다수 종교에서는 영혼의 존재와 사후 세계에 대한 교리를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기독교에서는 신의 구원과 심판에 대한 믿음이 있으며, 불교에서는 윤회와 카르마의 개념이 있다.
둘째, 일부 철학자들은 인간의 의식이나 자아가 물질적인 몸과 분리되어 존재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음은 영혼의 불멸성을 뒷받침하는 논리적 근거가 될 수도 있다.
셋째, 많은 사람들은 죽음을 경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거나, 사후 세계에 대한 비전이나 경험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영혼에 대한 믿음을 강화하기도 한다.
넷째, 각 종교마다 사후 세계에 대한 믿음이 다르며, 그 믿음은 전통과 문화, 문학, 예술 등을 통해 세대를 거쳐 전해짐으로써 사람들이 사후 세계를 믿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후세계가 있는지 없는지 어느 누구도 명확하게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사후세계가 이생의 삶의 기간보도 훨씬 길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므로 사후세계가 없다고 보아 이를 준비하지 않고 이 세상에서 제멋대로 살다가 사후세계가 있다면 그는 짧은 이생은 행복했을지 모르지만(실제로 그렇지도 않지만) 영원한 사후세계에서 고통받고 살 것이다.
죽음 이후의 영원한 삶을 준비하는 삶은 이생의 삶도 의미 있고, 행복할 뿐만 아니라 영원히 천국에서 살 수 있고, 설사 천국이 없더라도 손해는 아니므로 신앙을 가지는 것이 유익하다. 그리하여 신앙은 죽음 이후의 삶에 대한 보험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