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있어서 술이란…
난 술에 대한 고민을 종 종 하곤 했다
술이 좋은 것일까 안 좋은 것일까
내가 이걸 하는 게 좋을까 안 하는 게 좋을까
사실 술 만이 아니라
나는 꽤 다양한 부분에서 이런 고민들을 많이 하곤 한다
근데 내가 이런 부분을 얘기하기에는 술이 가장 적합한 예시가 아닐까 생각이 된다
내 인생에 가장 많은 영향을 준 사람은 우리 아빠이다
그래서 내 인생을 얘기하기 위해선 우리 아빠를 빼놓을 수가 없다
아빠는 내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청소년 사역을 하셨다
사람들이 소위 말하는 불량 청소년들,
모든 사람들로부터 좀 외면된 청소년들을
모아서 사랑을 주고 쉼터도 주고 보살펴 주고
그들의 인생의 길잡이가 되어주는 일을 하셨다
그러다 보니 내 주위에는 청소년이지만
술, 담배를 하는 언니 오빠들이 많았고
술, 담배만이 아닌 전체적으로 자신을 컨트롤하는 것이 어려운 사람들이 많았다
부모님이 힘들어하시는 모습들을 너무 많이 봤고
자연스럽게 저건 안 좋은 거라는 생각이 나에게 심어졌다
청소년기를 지나 20살 초반까지는
그냥저냥 안 좋은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난 안 해 하면서 왔는데
점점 고민을 해보기 시작했다
이게 내 경험을 바탕으로 안 좋은 것이라 생각을 해서
내가 이걸 안 하는 건지 아니면 나한테 좋을 게 없다고 생각을 해서 안 하는 건지
나는 왜 이게 그렇게 싫은 건지
그리고 내린 결론은
이건 그냥 내 고집이다
이 고집이 좋냐 안 좋냐 어떻게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고집이 나란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것에 일부가 된다
음… 사람들은 항상 어떤 것에 정의를 내리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다들 그렇게 살아가길 바라고, 그것에서 벗어나는 것은 마치 루저인 것처럼 여기곤 한다
근데 나는 그게 정말 치가 떨리게 싫다
가끔 나도 누군가를 그렇게 볼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나도 내가 치가 떨리게 싫다
좋은 대학을 나와서
좋은 직장을 들어가서
좋은 사람을 만나서
행복한 연애를 하고
적당한 나이에 결혼을 하고
그리고 아기를 낳고
굉장히 이상적인 시나리오다
이 이상적인 시나리오에서 벗어나면 사람들은 말하기 시작한다
나에게 술이 그렇다
모두가 다 하는 걸 왜 나는 안 하냐라고 물을 때
뭘 어디서부터 어떻게 설명해야 좋을지 몰라서
그냥 싫다, 맛이 없다, 안 맞는다 라고 얘기한다.(물론 이것도 틀린 말은 아니다)
근데 이런 거 다 때고
그냥 이건 내 고집이다
아주 작은 부분이지만 내가 지키고 싶은 거
나를 귀하게 여기는 고집 중에 하나
그게 술을 안 마시는 거다
내가 술이 좋고 맛있으면 마셔도 된다
근데 내가 즐기지도 못하는 이 술을
억지로 어딘가에 끼기 위해
아니면 사람들이 다 하니까
내가 속하지 못하는 게 싫어서
사회 부적응자같이 보일까 봐
하는 것은
난 나 자신이 한심해서 못 봐줄 것 같다ㅋㅋㅋ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에 의해서 나를 맞춰 버리는
나 자신이 초라하고, 형편없어 보일 것 같다
남이 어떻게 나를 보는지 보다
내가 나를 봤을 때 어떤지가 나는 더 중요하다
왜냐면 나의 자존감은 여기서부터 시작이 되기 때문이다
나를 믿어줄 때
나를 사랑할 때
내가 나를 귀하게 여길 때
내 행복감은 점 점 더 커진다
나는 이걸 알고 있기 때문에
내가 싫어하는 술을 억지로 마실 수가 없다
나에게 술은 안 좋은 것
이 안 좋은 걸 허락하고 싶지 않은 마음
이 마음은 누가 날 설득할 수 있는 부분도 아니고
이해시킬 수 있는 부분도 아니다
술이 나쁜다는 게 아니다
술이 좋으면 마시면 된다
여기에는 나를 속이고 뭐 이런 건 없으니까
나에게 맞은 옷이라 생각하면 입으면 된다
다만 나에게 술은 싫은 것이기 때문에
안 하는 것일 뿐
그 누군가에게는 술이 좋은 것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마음을 잘 말하지 못하는 사람이 술에 힘을 빌려 용기를 낸다던지
하는 부분들
이런 부분들을 볼 때는 술이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내가 전달하고 싶은 부분은 이거다
내가 나를 봤을 때 자랑스럽지 못한 것
다른 사람들이 하니까 다 그렇게 사니까
나도 나 자신을 속이면서 그냥 똑같이 살아보려 하는 것
그럼 병이 들기 시작한다
나는 나를 절대 속일 수 없다
그건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만 가능한 부분이다
내가 느낄 줄 알고 생각할 줄 하는 사람이라면
절대 절대 속일 수 없다
사람들은 속여도 나는 나를 절대로 못 속인다
그래서 사람들은 가면을 쓰고 그렇게 점점 속으로 병이 드는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 가면은 그만 쓰자
나 자신을 속이면서까지 타협하고 살진 말자
하루를 살아도 나 자신이 행복할 수 있는 선택을 하며 살자
여기서 자신감이 시작된다
내가 나를 믿어줄 때
내가 나에게 꽤 괜찮은 사람일 때
술로 이렇게까지 생각해야 돼?
라고 할 수 있겠지만ㅋㅋㅋ
술에 대한 고찰이 내 인생에 대한 고찰이 되기도 해서
나는 이렇게 한 번 또 떠들어 보았다ㅎㅎ
내 나이에 여태껏 술을 마시지 않고
사람들을 만나고 소통하는 것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았다
나라고 왜 “그냥 마시자, 설명하는 것도 지친다” 하는 순간이
당연히 몇천 번은 있었다
근데 그래서 술을 마시는 내 꼬락서니를 내가 못 보겠어서
그래서 여기까지 왔다
그래도 이런 고민들이 또 나를 성장하게 하는 부분 중 하나가 되었다
생각하게 하고 고민하게 하고 싸우게 하는
이 모든 과정들이 나를 더 많이 사랑하게 하고
자라나게 하고, 나에 대한 믿음을 더 커지게 했다
그래서 내가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말은!
하고 싶은 거 하고 살자
나를 속이면서까지 선택해야 할 선택은 존재하지도 못하게 하자
내가 나를 지킬 때 난 나에게 더 소중한 사람이 되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