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명확히 느낄 수 있어요. 두 발에 닿은 땅, 차가운 겨울 공기, 이불이 얼마나 포근하고 따스한지, 빛은 얼마나 찬란한지... 그 많은 것들을 내 가슴으로 안을 수 있고, 손끝과 발끝과 두 눈, 피부로 온전히 느낄 수 있어요.
뾰족뾰족 날이 섰던 마음이 둥글게 정리가 되고 있어요. 가끔 힘든 일이 있으면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만, 이제는 그 감정을 조금 멀리서 바라볼 수 있어요. 죽고 싶다는 말은, 그만큼 괴로운 감정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뜻이라는 걸 알아요.
분명히 이 자리에 살아있다는 것. 더 이상은 조종당하는 것 같지 않아요. 지난날들이 조금 꿈처럼 느껴지긴 하지만, 이제 나에게 찾아온 행복한 일들은 모두 꿈이 아니에요. 그 속에서도 이렇게 알아차릴 수 있어요. 다행이에요. 이곳에 돌아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