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찾기

by 이지원

알아요, 사실 괜찮지 않다는 것을. 온 힘을 다해 버텨도 몸이 다시 가라앉아요. 죽을힘을 다해 헤엄치지만, 조금 나아지면 다시 가라앉기를 반복해요. 정신과 약은 나를 살게 하는 동시에 이런저런 부작용으로 지치게 했어요. 약을 먹지 않았을 때라면 큰 무리 없이 해냈을 일도 할 수가 없었어요. 영영 이 상태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꺼져버릴까 무서웠어요. 나를 지키고 싶었어요.

침대에 누운 채로 계속 생각을 덧그렸어요. 어떻게 해야 평온하게 살 수 있을지를 오래 고민하다가, 생각이 하나 떠올랐어요.


‘보물찾기 하듯이, 내가 발견한 아름다움을 기록해 보자.’


여태껏 많은 글을 써 왔지만, 내가 바라보는 세상의 아름다움은 한 번도 기록한 적이 없었어요. 사계절의 아름다움, 내가 가진 아름다움, 땅과 하늘, 사람에 대한 아름다움. 아무것도 글로 녹여내지 못했더군요. 내 글이 어둡고 습했던 건, 지구의 아름다움을 많이 담아내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시선이 닿은 곳에 스민 아름다움을 글 속에 담아내지 못해 아쉬웠어요.

이번 브런치북은 새로운 도전이 될 거예요. 하루하루 살아갈 의미를 새겨 넣게 되겠지요. 괜찮지 않지만, 그럼에도 내가 살아야 할 이유는 지구 곳곳에 퍼져 있어요. 커다란 우울 밑에 가라앉아 있던 기쁨과 행복을 이곳에 듬뿍 담아낼 거예요. 그래서 꼭 나를 구할 거예요.

숨통이 트이는 공간이 될 것 같아요. 아마도 이곳에 새로운 기쁨들이 하나씩 찾아오기 시작하면, 나의 삶은 좀 더 따뜻해지겠지요. 감사한 것들, 기쁨을 준 것들을 매일 하나씩 적어보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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