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기쁨

by 이지원

늦은 오후에는 잠시 외출을 했다. 멀리 나가지는 않았다. 집 앞만 조금 돌았다. 익숙한 풍경을 돌아보고 있으니, 시원한 바람이 얼굴에 닿았다. 코를 통해 들어온 바람은 뱃속 깊은 곳까지 스며들었다.


숨을 쉰다는 것. 너무나도 당연한 것. 그런데 오늘은 그 당연함이 '기쁨'으로 바뀌어 돌아왔다. 의식하지 않아서 몰랐지만, 언제나 곁에 함께 있었던 것. 나의 삶, 나의 생명. 언제나 짐처럼 느껴지던 것이, 오늘은 너무나도 따뜻하게 느껴졌다. 돌아오는 길에는 훈훈한 기분을 안았다.


집안에서도 운동을 했다.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었다. 눈을 감은 채로 움직임을 느끼다가, 마지막에는 대자로 누워 보았다. 숨을 쉬었다. 눈을 깜박이고, 손가락도 움직여 보았다. 아주 작은 것들이 나를 이루고 있었다. 평소였다면 그냥 흘려보내고 말았을 텐데, 아주 당연하게 여기던 그것들이 기쁨으로 바뀌어 빛났다. 내가 살아있다는 것, 오늘 하루를 보낼 수 있다는 것. 그건 정말 감사한 일이구나.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01화보물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