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꽃이 만발하는 시기. 그 속에서 우리 가족은 한 사람의 마지막을 지켜보고 있다.
잘 모르겠다. 상담을 받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에 여러 꽃을 발견하고 하나하나 사진을 찍어 두었는데, 한껏 웃어도 될지, 그 꽃을 사랑스러워해도 괜찮을지 모르겠다. 우리 가족은 전혀 괜찮지가 않은데, 내가 감히 파란 하늘 밑에서 크고 작은 꽃을 보며 웃어도 괜찮은 걸까. 할머니는 점점 건강이 나빠지셨다. 반짝 좋아지시기도 했지만 그것도 얼마 가지 않는다. 우리 가족은 이리저리 짐을 꾸리고, 처음 보는 여러 가지 것들을 풀어나가고 있다. 왜 벌써부터 그리 급하게 준비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사람이 떠나는 것에는 날이 정해져 있지 않으니 미리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하셨다. 엄마는 할머니를 간병하러 병원으로 떠나셨고 집에는 세 명의 사람만 남았다. 언제쯤 집에 돌아오실지 기약이 없다. 아마도 다른 가족과 교대하게 되는 날 오시지 않을까.
정말 마지막이 맞는지도 사실 잘 모르겠다. 아니, 내 몸과 마음의 모든 촉이 마지막이라는 것을 알리고 있지만 그것을 애써 부정하고 싶다. 언젠가 정말 마지막 순간이 온다면, 모든 것들이 지나간 추억이 되는 날이 온다면 나는 사흘 동안 할머니를 잘 보내드릴 수 있을까. 그것마저도 잘 모르겠다. 그러니까 이런 복잡한 심경 속에서 그 무엇도 마음껏 즐길 수가 없다. 즐기려 하다가도 집안에 돌아오면 분주하면서도 무거운 공기에 모든 것이 잡아먹힌다.
좋지 않은 것들이 한 번에 몰려오고 있다. 아버지가 계시는 회사는 안 좋은 시기를 거치고 있고 할머니의 건강마저도 위태롭다. 그 속에서도 하늘은 새파랗고 꽃들은 힘차게 피어난다. 그것을 보고 감히 웃어도 될지, 아니면 울어야 할지 모르겠어서 씁쓸한 미소만 남기고 돌아섰다. 지난번에 심은 꽃씨가 싹을 틔웠는데, 그늘진 곳에서도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땅을 비집고 나온 것이 기특하다가도 슬퍼졌다. 그럼에도 나는 힘을 내어 살아야 하고 애써 웃어야 한다. 그래야만 내일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