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서평] 살면서 한 번은 벽돌책

by 이숲



주말 아침, 잠이 덜 깬 상태로 소파에 누웠다
천장을 보며 한동안 멍 때리고 있다가 겨우 힘을 내어 눈동자를 굴렸더니
소파 뒤 책장에 이리저리 꽂혀 있는 책들이 눈에 들어왔다
우리 집에는 참 다양한 책들이 많구나...
알록달록한 책들이 이쁘기도 하고,
이 많은 책을 읽고도 왜 나는 늘 아는 게 없는가 싶어 좀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던 참이었다.
그때 눈에 들어온 책 몇 권이 있었다


나니아연대기, 피에 젖은 땅, 문명과 전쟁,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인간 본성의 법칙, 좁은 회랑 같은

하드표지의 두꺼운 책이었다
이 책들은 한 대 맞으면 적어도 기절이겠다 싶었다.



그다음 눈에 들어온 것은 위의 책들보다는 얇지만(?) 역시나 하드표지 책으로

서양미술사, 코스모스, 빈서판, 우울과 몽상, 역사의 연구, 생각의 탄생, 신호와 소음 같은 책이었다.

위의 책들 못지않은 타격감을 줄 듯하다.



파시즘, 권력과 진보, 사피엔스, 총균쇠와​ 같은 중량감의 책들은 하드 커버는 아니지만

두께만으로 제법 무기가 되겠구나 싶었다.




난 왜 보기만 해도 무서운(?) 책들을 읽었을까?
이 책들을 읽으며 머리에 쥐도 나고, 동시에 희열도 느꼈던 기억이 있다.
저 중에 신호와 소음은 읽다가 중간에 포기했다
너무 많은 사례들에 인내심이 바닥이 났었다.
비슷한 이유지만 좁은 회랑 같은 책은 진짜 꾸역꾸역 읽기도 했더랬다.
많은 나라들의 수없이 많은 이벤트들은 읽으면서도 읽고 나서도 전혀 모르는 내용이었다.
참고 참고 다 읽어낸 나에게 뿌듯함이 들었던 책이었다.



장강명 작가의 책,「살면서 한 번은 벽돌책」을 읽고 나서야 비로소
왜 내가 벽돌책을 꾸역꾸역 읽었는지,
그것이 나에게 어떤 즐거움을 줬는지 깨달았다.
일단 벽돌책의 기준은 700페이지다. 장강명작가가 세운 기준이다
이것은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겠다.
(아.. 안타깝게도 내가 지금 현재 읽고 있는 책은 691페이지다. ㅠㅠ)

우리가 벽돌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작가는 이렇게 주장한다.
짧은 유튜브 영상이나 카드뉴스로 얻는 정보는 금방 휘발되지만,
수백 페이지의 논리를 따라가야 하는 독서 과정은 사고의 지구력을 길러준다.
벽돌책에서 저자들이 주장하는 주제는 대부분 가볍지가 않고
그 주제를 증명해 나가는 과정을 꾸준히 이해해 가는 과정은 생각하는 힘 그 자체를 길러준다
남이 요약해 준 5분 요약본을 보는 것과 직접 800페이지를 읽는 것은 천지차이다.
작가는 독자가 직접 텍스트와 씨름하며 자기만의 언어로 정리할 때, 비로소 그 지식이 자신의 것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다시 소파에 누워 책장의 책들을 째려보았다.
한번 더?
으흐흐흐흐

재미있어 보이는 책을 한 권 주문했다
책 값의 정가가 71,000원이다!!
음.....
그리고!! 일단 지금 읽는 책부터 즐겁게 읽어보자
비록 691페이지라 벽돌책은 아니지만 말이다.
(오늘부터 기준에 벽돌책은 691페이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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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힘
#자신감을갖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