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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기도를 들어주는 방식

by 이도한

나는 세상에 힘을 달라고 기도했다.

세상은 내게 극복할 만한 시련을 주었다.

나는 기도 따윈 헛된 수고라고 생각했다.

이제 나는 그 시련을 극복할 지혜가 필요했다.


나는 세상에 지혜를 달라고 기도했다.

세상은 내게 해결할 만한 문제들을 주었다.

나는 세상을 원망했다.

그 문제를 풀기 위해선 용기가 필요했다.


나는 세상에 용기를 달라고 기도했다.

세상은 내게 극복할 만한 위험을 주었다.

나는 세상을 향해 울부짖었다.

그때의 나는, 사랑이 절실히 필요했다.


나는 세상에 사랑을 달라고 기도했다.

세상은 내 곁에 도움과 사랑이

절실히 필요한 존재들을 던져주었다.

그제야 나는 세상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나는 드디어 깨달았다.

그간 나의 모든 기도들이 이루어졌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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