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홍송 원목
땅을 구입하고 다음 해 이른 봄 우리 땅이 있다 생각하니 가슴 벅차 제일 먼저 꿈꾸던 텃밭에 상추와 고추를 심었다. 그리고 집이 없는 텃밭에서 전원생활을 시작하며 이웃과도 가깝게 소통하며 천천히 집을 지으리라 생각하고 지냈다.
그런데 사람의 마음은 수시로 바뀌는 가 봅니다. 처음엔 천천히 집을 짓기로 계획하여 집 없이 텃밭을 사용하였지만 시간이 흘러 불편한 점이 많았다. 취사도 샤워시설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숙박시설이 절실했다.
복잡한 도심을 벗어나 여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주말엔 휴가를 보낼 수 있고, 자연과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여 처음엔 텃밭만으로도 만족했다. 편리한 도시생활을 떠나 전원생활을 생각하게 된 이유는 무엇보다 빠르게 변화하는 도시생활에 지치며 살다 보니 가끔 시간이 멈춰버린 듯 천천히 흐르는 자연 속에서의 스트레스 없는 전원생활을 희망했기 때문이었다.
곧바로 집을 짓기로 결정하고 한옥, 통나무, 콘크리트, 스틸, 황토, 목조 등 어떤 건축구조가 적합할까? 건축박람회도 수시로 가보며 발품도 팔았다. 도시에서 철골과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아파트에서 살면서 편리함도 있었지만 전원주택만은 건강한 삶을 고려하여 자연친화적이고 친환경 주택을 짓기로 마음먹고 건축박람회에서 만난 건축가를 통해 건축을 시작했다.
이렇게 양평 전원주택은 2011년 7월 땅을 구입한 지 6개월 만인 2012년 2월 하순 시공업체 (정일품송)와 주택건축 계약을 했고, 이후 시공계약 6개월여 만에 완공을 했다. 준공은 8월 30일에 떨어졌다.
그러니까 땅을 구입하여 집을 건축한 지 10년 전 과거의 일이 되었다. 은퇴 후 자연과 가까운 삶을 살고 싶어 용문산 자락에 핀란드산 홍송 원목으로 주말주택을 지었다.
소나무향이 많이 나며 내구성이 높고, 단단한 핀란드산 홍송으로 종이 한 장 바르지 않고 단열재 없는 완전 통나무로 집을 지었다. 핀란드산 홍송은 피톤치드를 많이 발산한다고 하여 선택했다.
피톤치드 효과는 첫째,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간 기능을 개선하며, 쾌적한 수면을 준다고 한다.
둘째, 숲 속에는 피톤치드의 탈취효과 때문에 숲 속에서 썩은 나무에서 나는 악취도 없애 준다고 한다. 셋째, 사람의 몸에 있는 곰팡이, 집 진드기 등의 병원균들을 부작용 없이 살균처리도 해준다고 합니다.
통나무 집은 나무에서 내뿜는 피톤치드의 효과를 직접 볼 수 있으므로 나무숲 속에서 사는 것 같은 느낌처럼 상쾌합니다. 천정부터 바닥까지 100% 나무로 만들어진 집이라 온 집안에 풍기는 은은한 소나무의 향은 마음이 저절로 힐링이 되고 기분도 좋아집니다. 목재의 변형을 방지하기 위해 목재 표면은 매년 오일스텐으로 칠하며 관리만 잘하면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다고 합니다.
나무 질감이 그대로 살아 있어 따뜻한 느낌을 주는 집 안 내부에 거실은 추운 겨울에 벽난로를 떼기 때문에 몸에도 좋고 집안은 아주 따뜻합니다. 천정까지 이어진 난로의 연통으로 연결되어 2층까지 훈훈합니다. 화덕으로 사용할 수 있는 벽난로는 고구마도 구워 먹을 수 있어 겨울철에 군고구마를 구워 먹을 때 어린 시절을 생각나게도 합니다.
건강에도 좋고 누릴 것도 많습니다만 관리하는 노력과 정성을 들여야 하는 건 아쉬운 점이다. 원목은 매년 비바람, 눈, 미세먼지로 곰팡이가 생기고 햇볕 자외선으로 탄화 현상이 생겨 검게 변한다. 그대로 방치하면 까맣게 타버린다. 자주 곰팡이도 제거하며 오일스테인으로 도장을 해야 오래도록 보존이 되므로 불편하지만 기쁜 마음으로 관리도 하고 있습니다.
전원주택에서 휴식을 만끽하며 찾은 행복감이야 말로 바쁜 도시생활을 떠나 전원을 찾는 이유입니다. 전원주택을 짓고 이후 10여 년간 매주 주말이면 어김없이 전원주택을 찾습니다. 금요일 저녁에 출발해 2박 3일간 머물고 일요일 늦은 밤 11시에 차를 몰고 서울 집으로 향했습니다. 1시간이나 걸리는 시간이지만 늘 기분은 즐거웠습니다. 비록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전원생활은 무형의 행복감을 더하여 건강에도 놀라운 선물을 가져다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