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발견은 늘 우연처럼 찾아온다.
그 우연이 일상에 신선한 충격을 준다 —
마치 처음 보는 이국의 음식을 입에 넣는 순간처럼.
아니, 내가 이 맛을 모르고 살았었다니!
그런 의미에서 나는 브런치 피드의 큐레이션 시스템이 좋다.
한가로운 오후의 트래킹처럼,
생각지도 못한 글을 만나게 해 주니까.
읽다 보면 마음의 소양증이 긁히듯,
시원한 쾌감과 함께
어디가 가려웠는지 비로소 알게 된다.
하지만 매일을 탐험할 수는 없지 않나.
모든 새로움들이 자극으로 느껴지는 어느 날도
우리 삶엔 찾아오곤 하니까.
그럴 때 나는 늘 먹던 ‘집밥’ 같은 글이 보고 싶다.
긴장하지 않고도 술렁술렁 넘어가는 그런 글밥.
내 입맛에 딱 맞는 그 한 그릇을 ‘주문’하고 싶지만,
이 피드 시스템은 그걸 허락하지 않는다.
어디를 찾아야 할지도 모르겠다.
예를 들면 —
할머니 손맛이 살아있는 애호박닭칼국수가 먹고 싶은 것은 분명한데,
그 칼국수는 분식인가, 한식인가, 가정식인가!
어느 카테고리에 들어가야 애호박닭칼국수가 검색되는가!
그나마도 애호박닭칼국수는 표제라도 있지,
내가 읽고 싶은 그 오래 씹으면 단맛이 나는 듯도 한
짭짤하고 고소한 일상을 담은,
감칠맛 도른(!) 그 팍 삭은 맛의 글은
뭘 어떻게 검색해야 할까...
바쁜 아침에 간장계란밥,
허기진 저녁에 어제 끓인 김치찌개,
오래 집을 비울 때 가족을 위해 마련해 둔 곰국 같은 글들은 —
대체 어디서!
그래서 나는 오늘도,
먼저 찾아와 준 선배님(방문자)들이 남긴 발자국을 따라가며
그들의 식탁을 기웃거린다.
뭐 이래 맛있는 거 먹고들 사시능교!
와이고마, 진수성찬이네 —
역시 맛의 비결은,
알고리즘이 아닌 손맛이죠.
그렇게 된 까닭에 나 역시
차린 건 없지만,
있는 건 모두 꺼내놓고 손님을 기다린다.
신장개업입니다!
개업이벤트로 미행(?)에 당첨되셨습니다.
당신의 작가목록을 훔칠 거예요!(빠와 당-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