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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ue Prime Jan 14. 2021

코드스테이츠 X 와탭랩스

그로스 마케팅 수강생으로 참여한 와탭과의 기업 협업의 마침표 [ . ]

   12주 코스로 짜인 코드스테이츠 그로스 마케팅 마지막 프로젝트는 4주간의 기업 협업이다. 앞선 8주 동안 사격장에서 열심히 총을 쏘며 영점을 잡았다면, 이 기간 동안에는 실전에 투입되어 힘들게 잡은 영점이 실제로도 먹히는지 스스로가 확인하는 시간이다. 두근거리는 기업 관계자분들과의 첫 미팅에 앞서, 나는 코드스테이츠 구일모 CPO 님의 조언처럼 '나는 프로다'를 머릿속에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았다.


   4주간의 기간은 결코 긴 시간이 아니었다. 2번의 광고 집행과 3번의 보고서 작성, 4번의 미팅을 눌러 담으니 금세 지나갔다. 기업 협업이 끝난 지금, 나에게 남은 가장 진한 깨달음은 무엇을 시작하기 전에 가장 먼저 도구 세팅을 단단히 가져가라는 것이다. 세팅이 흔들려버리면 이를 통해 얻은 데이터는 의도치 않게 오염되고, 누락되고, 과장된다. '기초가 가장 중요하다'라는 말에 절대적으로 공감한다. 기초가 불안정하면 높이 쌓을수록 손해다. 


와탭과의 기업 협업 마지막 마침표 - 프로젝트 후반부를 향해 달리던 어느 날 밤, 머릿속에 스친 아이디어를 시각화해봤다.

   때때로 한 문구가, 한 이미지가, 한 방법이 머리에 번뜩 떠오를 때가 있다. 예전에는 그냥 흘려보내기 일쑤였다. 어차피 다시 돌아올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시간, 두 시간이 흐른 뒤 그 기억을 떠올려보면 습기 찬 거울을 통해 보는 것처럼 처음의 진함이 사라진 뒤였다. 그래도 상관없다 생각했다.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나는 바보였다. 그러다 카피라이터 정철 님의 강의를 우연히 들었다. 작가 님은 샤워를 하다가도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혹여 달아날까 싶은 마음에 습기 찬 거울에 그것을 적어 놓는다고 했다. 그리고 샤워 후 그것을 자신의 메모장에 옮겨 적는단다. 내 거울에는 습기 말고는 여전히 아무것도 없음을 깨달았다. 그렇다. 나는 바보였다. 얼마나 많은 것을 놓쳤을까. 얼마나 많은 것을 그렇게 흘렸을까.


   그 이후로 나는 바보 같은 짓을 그만두기로 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그것을 그냥 보내지 않는다. 식사 중에도, 운전 중에도, 자려고 침대에 누웠을 때도 신호가 오면 종이와 펜을 찾는다.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카카오톡 채팅 리스트에서 내 이름을 찾아 기록을 남긴다. 최대한 자세하게. 최대한 실수 없이. 핵을 다루는 과학자의 심정으로 세심하게 꾹꾹 눌러 담아낸다. 그래야 다음에 봐도 이질감이 없다. 그래야 다음에도 생각을 이어갈 수 있다. 


   위의 이미지도 마찬가지다. 프로젝트와는 별개로 어느 날 밤 찾아온 놈을 붙잡았다. 어디 가지 못하게 최대한 자세히 놈의 몽타주를 남겼고, 다음날 아침 이를 근거로 그려냈다. 와탭이라는 기업명과 제공하는 모니터링 서비스를 나열한 뒤 말을 맞추어봤다. 그렇게 탄생했다. IT'S WHAT U NEED - WHATAP.


   아쉽게도 이에 대한 기업의 평가는 들을 수 없었다.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만족한다. 4주간의 짧은 일정에 대한 아쉬움을 그나마 이것으로 달랬다고 생각한다. 와탭랩스는 SaaS 기반의 모니터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이번 프로젝트의 주제였던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 '스타트업 패키지'(회원가입 후 1년 동안 매일 아메리카노 한잔 가격으로 와탭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를 출시하였으니 한 번 방문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Whatap 스타트업 패키지 :: bit.ly/395Wc9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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