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웨이브 채백련 대표님 인터뷰
좋은 죽음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이 있나요?
죽음은 우리에게 가장 가깝고도 먼 주제입니다. 아직은 죽음에 대한 인식이 개방적이진 않은데요. 여기 모든 사람이 자연스럽게 죽음을 준비하도록 돕는 플랫폼을 만드는 스타트업이 있습니다. 좋은 죽음을 준비하는 '인생 계좌' 서비스, 아이백을 만들고 있는, 빅웨이브 채백련 대표님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interviewer. 신소민
빅웨이브는 어떤 팀인가요?
채) 빅웨이브는 좋은 죽음을 더 잘 준비할 수 있게 하는 웰다잉 서비스를 만들고 있습니다. 죽음은 모든 인간이 반드시 맞이하는 공통적인 경험이자, 가장 강력한 경험입니다. 그럼에도 오랫동안 금기시되어왔던 주제이고, 죽음에 대한 준비는 장례식 준비에만 치우쳐 있는 게 현실입니다. 빅웨이브는 이런 시장을 개척해 사전∙사후 죽음 준비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빅웨이브에서 생각하는 '좋은 죽음'이란 무엇인가요?
채) 죽기 직전 내 삶이 행복했다는 나의 기억, 그리고 남아있는 사람들이 나의 삶을 긍정적으로 회고하는 타인의 기억. 즉 긍정적인 기억이 남는 죽음을 좋은 죽음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분명히 선제되는 조건들이 있는데요, 예컨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안정감, 죽음에 대해 철학적 고민을 해볼 수 있는 교육 수준, 금전적 여유, 가정의 존재 등이 그것이죠. 빅웨이브는 이런 조건들을 갖추는 비용을 줄여주고, 우리의 서비스가 생전에도 좋은 죽음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게 하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습니다.
빅웨이브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채) 2013년에 첫 창업을 했었는데, 시원하게 실패했습니다. 그 이후에 '임팩트를 만들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스스로 계속 던졌던 것 같습니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의 다양한 커리어를 경험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치권에서 만드는 임팩트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규제와 제약을 통해 혁신의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음을 깨닫고, 사적 영역에서 만들 수 있는 사회적인 임팩트가 훨씬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럼에도, 지금의 빅웨이브가 공적 가치와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저출생 문제만큼이나 시니어들의 웰빙 문제는 주요한 사회문제이며, 앞으로 더 부각되어야 합니다. 빅웨이브가 해결하려는 이런 문제들의 해답을 찾아 나가다 보면, 공적 영역의 접근성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이렇듯 통합적인 시너지를 늘 고려하면서 서비스를 만들고 있습니다.
공적/사적 영역을 아우르는 독특한 커리어가 빅웨이브를 만드는 데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채) 이전의 다양한 섹터의 경험이 패치처럼 엮여서 지금의 빅웨이브를 만들고 있습니다. 창업의 경험에서는 좋은 사람을 훌륭한 팀으로 성장시키는 것의 중요성을 배웠고요. 트위터에서는 회사의 가치와 리더십의 중요성을, 국회의 경험에서 중요한 이야기를 더 큰 담론으로 형성하고 이끌어내는 방법과 제도권 내에 안착시키는 방법을 습득했습니다. VC에서의 경험은 창업자의 역할을 면밀하게 배우며 투자를 이끌어내는 과정을 배웠습니다.
특히, 국회와 VC에서는 의사결정자의 보좌진 역할을 했는데, 이때 크고 작은 의사결정 과정을 직접 보고 배우며 회사의 CEO가 되기에 적합한 훈련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실무적인 부분들이 아니더라고, 다양한 백그라운드가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거시적인 시각을 만들어줬습니다.
아이백은 어떤 서비스인가요?
채) 아이백(iback)이라는 서비스의 이름은 천상병 시인의 「귀천」에서 모티브를 얻었습니다. 귀천의 의미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인데요, 모든 사람이 삶을 소풍으로 인식하고, 자연스럽게 그 마무리를 준비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이처럼 아이백은 죽음 준비와 장례, 사후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개인 맞춤형 원스톱(one-stop)으로 제공할 예정입니다. 유언장 작성, 상속·증여 설계부터 유품 정리, 맞춤형 장례식 설계, 사후 추모 서비스를 원 플랫폼에서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기획 과정에서 시장에서 발견한 문제점은 어떤 것이었나요?
채) 서비스를 만들면서 150명이 넘는 사람들과 만나고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그 과정에서, 죽음을 준비하는 데 있어서 가족 내의 금전적인 재산 다툼, 그리고 남은 사람들에 대한 심리적인 부담감이 죽음을 어렵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임을 발견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디지털 유언장 서비스와 상속설계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즉, 아이백은 사용자들로 하여금 life account, 즉 '인생 계좌'가 되고자 합니다.
DHP의 투자를 받으면서 가장 도움을 받았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채)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의 특성상, 의료분야 등 전문 피드백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DHP는 파트너 개개인의 전문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대체 불가능한 코멘트를 많이 받았습니다. 투자자의 관점뿐만이 아니라 전문가, 그리고 소비자의 관점에서 열린 피드백을 주셔서 사업적으로 도움이 많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오피스아워의 경우 한 명도 만나기 힘든 전문인들 다수를 모아 두고 서비스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은 DHP의 큰 매력입니다.
또한, 슬랙에 포트폴리오 개별 채널이 있어서, 도움을 요청했을 때 적임의 파트너들이 오픈된 형태로 피드백을 즉각적으로 주십니다. 이런 부분은 피드백뿐만 아니라 빅웨이브의 미션에 공감해주는 파트너들이 있다는 사실 자체로 큰 심리적인 위안이 됩니다.
DHP의 투자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채) DHP에서 투자를 받기 전 처음 IR을 했을 때, '하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한 코멘트를 많이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이 과정에서 혹여나 투자자의 마이크로 매니징을 걱정하기도 했었지만, 결론적으로는 기우였죠. DHP 파트너분들은 목소리는 크지만 강제성은 없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피드백을 반영할지는 대표의 결정에 전적으로 맡기시고요. 그만큼 상호 믿음이 단단하게 형성됩니다. 목소리를 내주시는 것 또한 애정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부분들에서 DHP는 창업자에게 좋은 회사인 것 같습니다. 다른 회사에 가면 포트폴리오 중 하나의 회사가 되겠지만, DHP에 가면 '빅웨이브' 자체가 되겠다는 확신이 들게 했습니다. 회사의 성공을 위한 진정성이 느껴지는 투자사입니다.
다른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에게 DHP를 한 마디로 추천한다면?
채) "좋은 결혼을 하면 여생이 편하다."
DHP는 빅웨이브가 성공했을 때, 독립변수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정말 큰 도움이 된 사건입니다. DHP와는 아직 신혼이지만, 좋은 결혼을 했다는 사실은 틀림없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빅웨이브의 성장을 지켜봐 주시고, DHP와의 시너지도 기대해주세요!
*디지털 헬스케어 파트너스(DHP)에서는 미래를 열어갈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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