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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by 지난날 Aug 16. 2024

어른들은 정말 내게 바라는게 많다.

그리고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정말 관심이 없었다. 


매일 같이 쉬는 시간마다 축구하러 뛰쳐나가는 나에게

왜 치마를 입지 않냐고 물어보면 할 말이 없다. 

축구하기 편하게 입는다고 대답해도

어차피 여자애가 무슨 축구를 하냐고 핀잔받을 게 뻔하다. 


누군가 나를 위로하는 말로충고와 지적 또한 나에 대한 관심의 표현이라 알려주었고

내가 긍정적으로 반응하면 언젠가 그들도 나를 인정해줄 것이라 얘기해주었다. 

하지만 내 행동은 주로 오빠가 하는 행동을 따라하는 것인데도

나한테만 지적질이 날라오는 상황에는 긍정적으로 반응하기가 힘들었다.


내가 잘못한 게 있다면 고치겠다는 자세로 뭐가 문제인지 조심스럽게 반문해도

너가 오빠랑 같냐, 어른이 말하는데 말대꾸하냐, 일방적인 비난만 날라올 뿐이었다. 


나는 갈등을 피하고 싶은데, 갈등이 생길 만한 여지가 너무 많았다.

규칙을 알 수 없는 게임에서 존재 자체가 부정당하는 기분이다.

억울함과 궁금함에 내 생각을 표현하거나 질문하는 것도 현명하지 못하단다. 

그냥 조용히 얌전하게 가만히 있으라는데 정말 밑도 끝도 없다. 


내가 나를 증명해낸다 한들, 당신들이 틀렸다고 사과하는 날이 올까


살다보면 튀어나온 책상 모서리에 부딪혀 멍이 드는 일은 누구나 겪을 수 있다.

하지만 아무도 튀어나온 책상 모서리를 피하는걸 목표로 살지는 않는다.


충고에 긍정적으로 반응해서 인정받으라는 말보다는 

그들에게 인정받는 것을 목표로 살지 말라는 말을 좀 더 일찍 들었다면 좋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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