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불어온다
남도의 싱그러운 바람이 머리카락을 흔든다
쪽빛 섞인 초록의 광장이 같이 출렁이고
금계국 진노랑은 한지 위에 방울져 번진다
산딸나무 아이보리 네 장의 잎 바라개비가 되어
봄바람 더금더금 무등산 산모롱이에 겹 쌓인다
오월에 젖어버린 하얀색 아카시아 향기 퍼지면
보랏빛 동백 꽃잎 쪽바람에 서녘하늘로 흩날린다
숨 막힐 듯 좁은 동향의 쪽창문 사이를 비집고
세 평뿐인 작은 방안에 모든 내음을 쏟아놓는다
마파람 등 위에 무임승차한 남도의 체취가 스며들면
그리운 그대는 따스한 온기 머금은 봄의 향기가 된다
바람이 불어온다
진한 추억을 남겨두고 내년의 봄을 찾아 날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