귓가에 속삭이는 공포(1-1)

신종 장기매매

by 곰탱구리


또다시 시작이다. 갑자기 왼팔의 상완 삼두근에 경련이 오기 시작하였다. 마치 불 수의근처럼 전혀 제어가 되지 않았다. 팔에서 오는 진동에 잠을 깨어버린 나는 할 수 없이 벌떡 일어나 불을 켰다. 멍하니 침대에 앉은 상태에서 팔을 살펴보니 전기에 감전된 듯 불규칙하게 근육이 흔들거리고 있다. 자면서 팔이 고정되어 있어서 경직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왼팔을 이리저리 돌려보고 흔들어도 보고 탁탁 털어보기도 하였다. 자세를 바꾼 덕분인지 경련이 서서히 줄어갔다.

“휴! 놀랐네. 팔을 깔고 잤나? 갑자기 웬 경련이야?”

다시 잠을 자기 위해 자리에 누웠다. 그러나 불현듯 느껴지는 요의에 다시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꾸물거리며 일어서 화장실의 불을 켰다. 그때 정면 거울에서 얼핏 누군가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 보였다. 나는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뜨고 거울을 다시 살펴보았다. 그러나 그것은 다행히도 거울에 비친 나의 모습이었다.

“에이씨! 깜작이야! 요즘 많이 무리했나? 왜 자꾸 헛것이 보이지?”

변기에 앉아 볼일을 마치고 세면대에서 찬물로 세수를 하였다. 방금 일 때문에 졸음이 확 사라져 버렸다. 무의식적으로 손에 들고 간 핸드폰이 세면대 위에 검은 배를 하늘로 까보이며 놓여 있었다. 수건으로 젖은 얼굴과 손을 닦고 핸드폰을 들어 올려 옆구리의 버튼을 꾹 눌렀다.

새벽 5시!

요즘 들어 늘 이 시간에 깨어나곤 한다. 물론 내가 원해서가 아니라 왼팔에서 시작되는 격렬한 경련 때문이었다. 경련의 발생시간을 임의대로 조절할 수 있다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알람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말같지도 않은 생각에 현타가 느껴졌다. 그냥 무심결에 거울을 한 번 쓱 보고 화장실을 나섰다. 불을 끄고 돌아서는 순간 등 뒤에서 싸늘한 냉기가 뒤통수로 밀려들었다. 섬찟한 느낌에 어깨와 팔에 소름이 돋아났다. 순간적으로 공포가 밀려왔지만 간신히 용기를 내어 뒤를 돌아보았다. 어둠 속에서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만이 뻘줌하게 서 있었다. 순간적으로 ‘휴’하는 한숨이 흘러나왔다.

“요즘 내가 잠을 못 자서 그런가 많이 과민해졌네. 에이 얼른 잠이나 자야겠다. 바로 자면 한 시간은 더 잘 수 있겠다.”

나는 몸을 돌려 침대 쪽으로 걸어갔다. 그때 화장실에서 서늘한 바람 한 올이 머리카락을 스치며 불어왔다. 아주 미세한 느낌이었기에 진짜 바람이 불었던 것인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그러나 7월 말의 열대야에 그것도 5평 남짓한 작은 오피스텔 방안에 서늘한 바람이 불어왔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일이었다. 전신에 다시 소름이 돋아 오르며 가슴이 싸늘하게 식었다. 그러나 무시하고 침대로 얼른 걸어갔다. 도저히 다시 뒤를 돌아볼 용기 따위는 없었다. 현관의 자동 센서에 의해 켜졌던 불마저 꺼져버려 방안이 온통 어둠으로 물들어 공포심을 가중시켰다.

“아냐. 아냐. 새벽 5시에 뭔 귀신? 귀신도 무덤으로 돌아갈 시간인데.”

두려움에 일부러 크게 소리를 내어 말을 했다. 누구도 대답하기를 바라지 않으면서.

다행히 나의 소원을 신께서 들어주셨던 것인지 방안에서는 내 소리 말고는 다른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무언가 찝찝한 기분이 들었지만 도저히 다시 화장실로 가 확인할 용기가 나지 않았기에 이불을 뒤집어쓰고 잠을 자기 위해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다.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