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문동 꽃

by 곰탱구리

스치듯 옆으로 흘러가는 시간

날 버려두고 슬며시 멀어져 가고

같이 걷던 두 발자국은

내 기억에 홀로 남아있다


보랏빛 맥문동 봉오리

어여삐도 흔들리고

죽고 살고 다시 죽고 살고

반복된 윤회만 몇 겁이던가


서늘해진 바람에 눈 뜨고

꽃꽂이 선 고운 자태로

적막한 숲을 둘러 모다 서서

고독한 독백을 고스란히 들어준다


아해야


노쇠했다 비웃지 마라

몇 번이고 다시 살고 다시 살면

나도 너와 같이 하늘 향해

당당히 미소 지을 수 있으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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