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상이 좋아 보이세요

내가 제일 싫어하는 인사말이다

by 권대우

인사란 무엇일까?

많은 답을 내놓을 수 있는 철학적인 질문이지만

적어도 나한테 인사는 상대방에게 첫 번째로 보여줄 내 모습이다.


제목으로 정한 저 말

"인상이 좋아 보이세요."

나에게 수많은 사이비 신도들이 건넨 인사말이었다.

그렇다. 그들은 나에게 그냥 사이비인 것을 감출 생각조차 없었던 것이다.

생각해 보니 열받네.


아무튼

인사말은 내가 누군지에 대한 힌트를 준다.

좋은 기회로 작가가 된 마당에

정식으로 인사를 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라는 생각이 들 무렵 바로 이어진 생각.

안녕하세요라는 다섯 글자의 말 보단

나에 대해 힌트를 줄 법한 힙합 트랙 다섯 곡을 보여주는 게

진짜 나 다운 자기소개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시작하겠다.


1. 돈이 없어도 by 뱃사공

뱃사공의 앨범 <탕아>

제목부터가 굉장히 폭력적이다.

하지만 노래를 들어보면 제목의 의미가 다르게 보일 것이다.

돈으로 대표되는 물질만능주의 속 한 줄기의 낭만.

간간히 먹고 살 정도로 버는 와중 만나는 사람들과 내 가족들.

나에게는 그 어떤 액수의 돈과도 바꾸지 못할 것들이다.


2. 굿모닝 서울 by 넉살 X 까데호

래퍼 넉살과 인디밴드 까데호의 합작 앨범 <당신께>

이리저리 치이고 원래 나고 자란 곳이 간간히 그리울 때가 있다.

하지만 꿈을 이루기 위해서 오늘도 버티는 이곳은 서울.

오늘도 일찍 일어나는 사람들의 열기에 대한 헌사 같은 노래.

내일을 위해 오늘도 굳세게 버티는 자취생에게,

그루비한 까데호의 세션들과 단단한 넉살의 랩이 기운을 북돋아 준다.


3. Alexander Hamilton from 뮤지컬 <해밀턴>

뮤지컬 <해빌턴> 오리지널 브로드웨이 케스트(OBC) 앨범

힙합을 사랑하는 만큼이나 뮤지컬도 사랑한다.

그 둘이 합쳐진 결과가 바로 <해밀턴> 일 것이다.

두 가지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이 작품은 단번에 나를 사로잡았다.

주인공의 밑바닥에서 올라오는 일대기를 힙합으로 만나는 미친 뮤지컬,

나도 나만의 끝내주는 자수성가를 이루는 날이 오길 기원해 본다.


4. 주인공 by 최엘비

최엘비의 정규 3집 <독립음악>

어느 순간부터 내가 주변 사람들에 비해 뒤쳐진다는 인상을 받았다.

다른 사람들이 사회의 한 일원으로 바삐 사는 것처럼 보이고

나만 허송세월 중인 것처럼 느껴졌다.

이런 내 열등감을 추진력으로 바꿔주는 것 중 이 노래도 하나이다.

나는 나라는 영화의 주인공이다. 내가 주인공이 되는 순간을 똑똑히 바라봐주길.


5. Rarebreed (Feat. 넉살) by 쿤디판다

쿤디판다의 EP <MODM : Original Saga>

가장 좋아하는 3가지만큼은 아니지만 상당히 좋아하는 것이 게임이다.

게임 속 전자음으로 만든 듯한 이 앨범.

쿤디판다가 끝판왕 넉살을 만나 랩으로 결투를 하는 듯하다.

내 안에 숨겨진 경쟁심과 투지를 돋아나게 하는 노래.

웨이트 할 때 한 50킬로는 이 앨범이 들어준 거라고 생각한다.


글을 쓰는 지금은 이 다섯 곡으로 나를 소개하고 싶다.

설명한 면모 말고도 다른 모습이 분명히 있지만,

그건 나중에 다른 곡들로 소개하기로 하고,

일단 인사를 이 정도로 마무리하겠다.


오늘은 한국 힙합 노래들로만 구성했다.

나라는 사람을 처음 접하듯,

처음 접하는 노래가 조금이라

덜 낯설었으면 하기 때문에 이렇게 선정했다.

앞으로는 외국 힙합도 간간히 가져올 계획이니 기대하시길.


여러분들의 인사는 어떤 소리가 나는지 궁금해하며 다음 글로 찾아오겠다.

- 권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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