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대로 정의해 보는 나의 일
IT 교육 플랫폼에서 PM으로 일해온지도 어느덧 1년이 되었습니다.
기획자, Project Manager, Product Manager …
얼핏 비슷해 보이는 여러 직무 사이, PM의 역할에 대해 아직도 많은 질문을 받곤 합니다.
회사나 업계마다 역할의 범위도, 일하는 방식도 달라 쉽게 정의 내리기 어려운 직무인 것 같습니다.
직무를 고민하던 시절 저 또한 PM의 역할이 궁금했고, 해당 직무로 일하고 있는 지금은 다른 PM들의 일을 궁금해하고 있네요.
오늘은 현 회사에서 PM이라는 역할을 완성하기 위해 제가 맡고 있는 일들을 소개해 보려 합니다.
제게는 일상을 돌아보는 기회, 누군가에게는 PM을 이해하기 위한 참고 자료가 된다면 기쁠 것 같습니다.
출근 직후, 저의 아침 루틴은 데이터를 확인하는 것인데요 -
유저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설을 수립하고 액션을 수행하며, 최종적으로는 프로덕트를 성공으로 이끄는 것이 PM의 핵심 역할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저의 경우 프로덕트 전용 대시보드 / 앰플리튜드 / 뷰저블을 주요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대시보드에서는 각 퍼널별 전환율을, 앰플리튜드에서는 유저 플로우에 기반한 데이터를, 뷰저블에서는 메인 페이지에서의 이탈률, 관심도 파악을 중심으로 확인하는 등 각 툴의 강점에 맞게 활용하고 있어요.
그중 저는 amplitude를 가장 활발하게 사용하는데요.
고객의 행동을 중심으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으며 이벤트 기준으로 퍼널을 자유롭게 수정/설정할 수 있어 가설 설정에도 적극적으로 참고하고 있습니다.
프로덕트별로 최종적인 목표 지표는 상이하게 설정되는데요,
제가 담당하는 프로덕트의 최종 목표는 '결제'입니다.
상품으로의 유입부터 결제까지의 과정을 3가지 단계로 나누어 관리하고 있어요. (유입 / 지원 / 결제)
각 단계에서의 전환율을 관리하며,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전략을 고안하는 일이 주요하게 진행됩니다.
예를 들어 프로덕트로의 유입 리드가 저조하다면 마케팅 팀과 함께 기존 광고 소재, 채널 등을 점검합니다.
유저의 반응을 최전선에서 살펴주시는 분들이기에 사업부에서는 프로덕트의 강점과 성격이 잘 반영되었는지에 대해 빠르고 세심하게 의견을 드리는 것이 특히 중요해요.
최근 저희 프로덕트의 지원 과정에는 유의미한 변화가 있었습니다.
유저에게 요구되는 정보의 양이 많아지면서 이탈 가능성도 높아졌기 때문인데요 -
amplitude를 통해 최다 이탈 구간을 확인한 후, 적극적인 액션이 요구되는 플로우를 최소화하여 이탈을 방지하는 방향으로 개편이 진행되었습니다.
ABT가 종료되면 위와 같이 결과와 인사이트를 공유하며 실험을 마무리합니다.
함께 고민해 주신 메이커분들께 샤라웃도 전하곤 해요.
이런 식으로 전반적인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액션이 일상적으로 진행되기에,
PM은 늘 숫자와 가까이 지낼 수밖에 없는 직무이기도 합니다.
나름대로 PM을 정의하자면, ‘프로덕트를 통해 유저의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시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유저의 니즈는 확대되기도, 소멸되기도 합니다.
프로덕트의 생존, 그리고 성장을 위해 시장을 빠르게 감지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죠.
따라서 PM은 우리 프로덕트만이 유저에게 제공할 수 있는 가치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이때, 운영 사이드 혹은 타 프로덕트를 담당하는 PM들과 잡담을 나누다 보면 솔루션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각 분야의 전문가나 현직자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는 등 도메인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액션이 동반되기도 하고요.
새롭게 추가되는 기능이 있다면 유저에게 이를 잘 인지시키기 위한 작업도 필요합니다.
그 외에, 프로덕트로의 유입 ~ 결제까지의 과정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됩니다.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것만큼 기존 프로덕트의 안정성을 높여 잠재적인 이탈을 보완하는 것 또한 중요하기 때문이죠.
이때 퍼널별 데이터는 물론, 유저 플로우나 패스 파인더를 통해 각 단계에서 예상되는 유저의 감정과 액션을 예상해 보며 아이데이션을 시작합니다. '결국 모든 숫자는 사람으로부터 온다'라는 개인적인 가치관 때문인지, UX를 기반으로 고민할 때 조금 더 즐겁기도 하고요.
가끔은 대시보드를 빼곡히 채운 숫자에서 벗어나, 유저의 입장에서 고민했을 때 훨씬 선명해지는 질문들도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공급자인 우리에게는 익숙한 단어나 표현 방식도, 상품에 처음 진입한 고객의 입장에서 다시 고민해 보았을 때 보이는 낯선 부분들을 거듭 수정하였을 때 더욱 매끄럽고 유연해진다는 것을 실감했기 때문일지도요.
매번 새로운 전략, 그리고 전달 방식을 고민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일은 아직도 떨리는데요.
동료들과 치열하게, 유쾌하게 문제를 풀어가는 즐거움도 그만큼 큰 것 같습니다.
현재 제가 소속된 팀은 브랜드의 확장을 초목표로 삼고 있는데요 -
따라서 기존 프로덕트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과 동시에, 신규 유저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유효한 경험을 고민하고 프로덕트로서 시장성을 검증하는 일들도 병행되곤 합니다.
유저의 페인포인트를 정의할 때는 설문조사나 인터뷰 외에 기존에 운영되고 있는 프로덕트에서 힌트를 얻기도 합니다. 늘 작은 피드백도 뜯어보고, 곱씹어 보다 보면 새로운 솔루션으로 이어지기 마련인 것 같아요.
초기 프로덕트일수록 고객과 더욱 긴밀히 소통하며 가감 없는 피드백을 받게 되는 순간도 많은데요.
여러 차례 론칭과 피봇을 반복하며 제품도, 저도 조금씩 단단해져 가는 것을 실감합니다.
계속해서 새로운 상품을 고민하고, 주로 실패하고 가끔 성공하는 과정이 쉽다면 거짓말이지만
마침내 PMF를 찾고, 0to1을 실현하게 되는 과정의 짜릿함은 대체 불가한 것 같습니다.
회사나 도메인과 무관하게 PM은 계속해서 무언가를 결정하고, 이끌어야 하는 역할임은 동일합니다.
용감함과 결단력이 요구되는 지금의 역할 덕에 저 또한 조금은 대담하고 단순하게 인생을 살아갈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일의 기쁨을 만끽하며 적합한 속도, 정확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PM이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