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클했던 오랜만의 뉴스

떠나간 그 사람을 떠올리다

by 베르베르

새로운 정부가 탄생했다. 2024년 12월 3일, 난데없는 계엄 선포로 시작된 불확실의 시간이 끝나고 우리는 이제 정상의 시간으로 들어섰다. 새 정부의 시작은 성대해야겠지만 아쉽게도 전임 대통령 파면으로 시작된 탓에 취임식은 간소화 됐다. 그래도 시작이라는 의미가 있는 만큼 어떤 취임사를 할지 궁금하여 챙겨 봤다.


군더더기 없는 취임식이었다. 취임식 자체는 '취임식'이라는 것 외에는 얘기할 만한 것이 없었다. 취임식 생중계가 끝나고 뉴스에서는 취임식 이후 새 대통령이 누굴 처음 만났는지에 대한 내용이 이어졌다.


처음. 의미부여를 하는 사람도 의미부여를 당하는 사람도 모두 중요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새 대통령이 만난 첫 사람들은 여러모로 의미가 크다. 새 대통령이 찾아간 사람들은 국회의 청소 노동자들이었다. 뉴스에서는 단식 중 많은 도움을 준 이들이라고 했고, 대통령의 여동생 얘기를 하며 그가 왜 청소 노동자들을 찾았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난 이 장면을 보며 순간 눈물이 핑 돌고 가슴 한편이 뭉클해졌다. 뉴스에서 아나운서와 패널들의 해석들에 공감해서는 아니었다. 그보다는 오래전 떠나간 한 사람이 떠올라서였다.


6411번 버스를 아십니까?


노회찬. 그 뉴스를 보며 만약 노회찬 의원이 살아 있었다면 이 장면을 보고 뭐라고 촌평했을지 궁금했다. 노회찬 의원은 2012년 진보정의당 당대표로 당선됐고 수락 연설을 했다. '6411번 버스를 아십니까?' 연설이다. 존재하지만 존재를 느끼지 못하는 투명인간 청소노동자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청소노동자에 대한 관심은 연설에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국회의원 시절 내내 국회 청소노동자들의 권익을 위해 목소리를 내왔고 행동했다.


새 대통령의 개인적 인연 때문에 청소노동자를 만났을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그 개인적 인연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가 청소노동자를 처음 만난 것은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새 정부와 대통령에게 기대를 가지게 되는 장면이었고, 떠나간 그가 생각난 장면이기도 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공정하지 않은 '무기 계약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