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을까
실수, 실패, 포기, 좌절
인간이라면 모두가 두려워하는 단어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실패할 까봐." 아직 실행에도 옮기지 못한 일들이 수두룩 빽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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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와 소설을 즐겨 읽는 나로서 경제와 재테크 분야의 책들은 감히 다른 세계의 존재들이라 여겨왔다. 서점에 갈 때도 전혀 눈독 들이지 않았으며 알 수 없는 외계어로 가득한 책 속을 슬쩍 들여다보았을 때 눈을 찔끔 감고 고개를 휘져으며 내려놓았다. 굳이 머리 아프고 관심도 없는 분야에 시간을 할애하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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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 인물들의 감정에 젖어 살았던 나는, 작년 말부터 엄마의 권유 아닌 강제로 경제학 분야의 책을 읽게 되었다. 물론 이전에도 접해는 봤지만 완독까지 이룬 적은 전혀 없었다. 무슨 바람이 불어서일까, 그 책은 나의 독서 인생 중 처음으로 정독을 하며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다. 정말 어디에서도 맛보지 못한 새로운 세상이었다. 지금껏 내가 살아온 세상이 전부 거짓 같았다. 그들과 공통점이라곤 같은 지구라는 행성에 살고 있는 것뿐. 자본주의라는 세계 속에서 나는 맹인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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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계기로 경제와 재테크 분야의 책들이 독서 목록에 하나둘씩 자리를 잡았다. 소설책 하나만 손에 쥐었던 나는 이제 소설책과 경제, 재테크 책 세 개를 품 안에 안는다. 5권이 넘는 경제 분야의 책을 읽으면서 수많은 부자들과 기업가들의 공통점도 발견할 수 있었다. 그건 바로 "실패"하라는 것.
나의 발전이 대부분 실수로 이루어진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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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십 년 간의 학교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건 실수란, 큰 손해이자 심할 땐 낙오자를 뜻했다. 시험기간 중 OMR 용지에 번호를 잘못 적거나, 정답을 밀려 썼거나, 한 문제를 빼먹었던 가. 여러 실수가 실력임을 증명하듯 점점 나 자신을 옥죄어왔다. 그러니 당연히 실수 즉, 실패를 하면 모든 게 무너진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왜 부자들은 실수와 실패를 반복하라는 것일까. 학교에서는 실수를 가장 적게 하는 사람이 이기는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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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을 살아가면서 가졌던 나만의 신념과 그간 배웠던 모든 지식들은 경제적 자유에 도달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노동자의 계급만을 주입시켰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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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사회초년생인 나는 여전히 모든 것이 불확실하다. 과연, 무너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을까. 자기 자신에게 있어서 가장 엄격한 나는 실패란 절대로 맛보고 싶지 않은 맛이다. 계속해서 익숙한 맛인 안정적인 걸 찾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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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가 퇴적물처럼 쌓여 단단해지고 수면 위로 드러날 때 과연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정상에서 큰 소리로 “나는 자유다.”를 외칠 수 있을까. 인간에게 왼발과 오른발이 주어진 이유가 왼발과 오른발이 번갈아가며 실수하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나는 무슨 실패부터 이루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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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도 행동에서 나오는 법. 아직도 두려움이라는 창살에 갇힌 나는 언제쯤 완전 탈피 이룰 것 인가. 창살을 깨고 나와야 하는 건 나 자신임을 분명히 아는데 그 한 발자국이 너무 어렵다. 누가 나를 위해 손 한 번만 뻗어주었으면. 단단해지는 법을 배우기 위해 오늘도 이 구절을 가슴속에 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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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20년 뒤 당신은 한 일보다 하지 않은 일을 후회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배를 묶은 밧줄을 풀어라.
안전한 부두를 떠나 항해하라. 무역풍을 타라. 탐험하고, 꿈꾸고 발견하라.
마크트웨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