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리 바다'에 풍덩 빠지다 -
[제2화]

[제2화] 폼페이 - (시) 폼페이 최후

by 세상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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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폼페이 - (시) 폼페이 최후


소렌토, 포지타노, 아말피를 방문하는 날은

소풍 가는 아이처럼 마음이 설레었다

‘아, 이태리는 지중해 국가이구나’

깎아지른 듯한 절벽에 세운 남쪽 해변 마을이

짙푸른 바다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이 되고

나는 처음 보는 이 절벽 도시의 아름다운 풍경을

쉬이 잊지 못한다


폼페이 가는 날은 비가 주룩주룩 내렸다

우의를 걸쳤지만 비가 옷 사이로 스며들었고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사라진 도시가 너무나 궁금하여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며 잠자는 도시를 깨운다

석고 캐스터 안의 사자(死者)들이

자꾸 팔목을 끌어당기는 듯

이 도시의 호화와 사치,

그리고 항구의 사랑을 떠올렸다


<폼페이 최후>


비가 주룩주룩

잃어버린 도시를 찾아 나선 여행

한 때 제일 잘 나가던 고대 로마의 항구 도시 폼페이

거기에 서면

두터운 화산재에 묻혀버린

사라진 노래가 들린다


어느 날 갑자기 화산 폭발로 한 순간에 사라진 이 도시

‘환영합니다’(HAVE)

‘개조심’(CAVE CANEM)

죽은 자는 잠에서 깨어나 구경꾼을 부르고 있고

구경꾼들은 몸이 굳어 말을 못 하니

‘지금 누가 죽은 자이며 누가 산 자인가’


타임머신을 타고 사라진 도시를 둘러본다

나폴리 남동부

베수비오 산을 뒤로하고

한때 번성한 항구로 이어지던 언덕배기 폼페이

부와 권세에 걸맞은 호화 사치

마도로스를 유혹하던 항구의 사랑


그날, 서기 79년 8월 24일

베수비오 산에서 뿜어 나오는 열기와 화산재는

폼페이 일상을 일순간에 흔들어 놓았고

가스를 들이마시지 않으려고 손으로 코와 입을 틀어막고

괴로워하는 시민들

베수비오 산에 사는 신(神)은 출구를 허락하지 않았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고 하지 않던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 이 도시

일천오백 년의 긴 잠을 깨고 오늘 산 자에게 말하는 듯

‘인생은 한순간의 꿈’이라고

멀리 베수비오 화산은 이제나 저제나 불을 뿜을 기세인데

이천 년 후 타임캡슐 속 내 모습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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