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태리 바다’에 풍덩 빠지다
5도 기울어진 피사의 사탑을
힘주어 세우려고 한 적이 있다
배에 힘을 잔뜩 넣고 낑낑거려 보지만
부질없는 짓이라는 걸 알고서는
손을 뻗어 힘주어 미는 시늉만 하고
그 자리에 선 채
카메라를 이리저리 움직여 본다
'그제야 기울어진 탑이 서겠구나'
오랜 세월 조금씩 기울고 있는 저 탑은
기운 그대로가 편한가 보다
지구촌 곳곳에서 달려온 사람들이
떼 지어 세워도 보고
손바닥에도 올려놓기도 하고
하다 하다 안 되면
아예 쓰러뜨려 버리려고
반대편에서 힘을 보탠다
우리네 인생도 마찬가지
바로 일어서 보려고 낑낑거리다가도
정말 정말 힘에 부치면
자포자기 심정되어 주저앉고 말 때가 있다
오호애재(嗚呼哀哉)라
카메라 렌즈 안 손놀림거리가 되고 말 것인가
수백 년을 기운 채 그대로 버티고 서있는 저 탑처럼
‘우리도 버터야 하지 않겠는가’
오늘도 피사의 사탑 앞에는
얼굴색 다른 사람들이 모여
기울어진 탑 세우려고
카메랄 손에 들고
저마다 안간힘을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