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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민경 Mar 27. 2023

지금이라도 '진짜 나'를 찾아야 하는 이유

세일즈맨의 죽음 - 아서 밀러

현대를 살아가는우리들은 자본주의의 공식을 따르며, 아래와 같은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을 확률이 큽니다.

대기업, 전문직(소위 돈 잘 버는 직종들) = 성공 = 행복

그렇게 돈 잘 벌 수 있는 직종에 맞추어 사는 것은 부귀영화를 가져다주고, 그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죠. 하지만 이 공식에 '나'는 존재하지 않아요. 그저 돈을 쫓으면 행복해진다고 말하고 있죠. 그런데 우리는 지금까지 수 많은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자본주의가 좋아하는 돈, 외모, 인기, 학벌등 많은 것을 가졌지만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을 말이죠. 그런 사람들도 자살하고, 불안함에 약에 손대기도 하기도 하면서 무너지는 것을 많이 보아왔잖아요. 우리는 이렇게 허황된 행복을 쫓으며 나 자신을 잃은채 자본주의에 철저히 소모당하는 삶을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우리들의 이러한 삶에 경종을 울리는 작품이 있어 소개해보려고 하는데요. 현재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하고 있을 수 있지만, 나의 직업이 나를 제대로 발현하는게 아니거나 적어도 나 자신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다면 우리의 미래가 얼마나 허무할 수 있는지 알게해주는 작품이에요. 지금부터 아서 밀러의 세일즈맨의 죽음을 리뷰해 볼게요.



"여보. 오늘 주택 할부금 다 갚았어요. 오늘 말이에요. 그런데 집에는 아무도 없어요. 이제 우리는 빚진것도 없고 자유로운데. 자유롭다고요." 


세일즈맨의 죽음(1949)은 경제 호황기를 거쳐 거품이 확 꺼져버린 1929년 세계 대공황을 배경으로 30년동안 평범한 세일즈맨으로 살아온 윌리의 이야기 입니다. 그에게는 '비프'와 '해피'라는 두 아들이 있습니다. 특히 장남 비프는 학창시절 잘생긴 외모와 뛰어난 운동 신경으로 인기가 많았고 여러 대학에서 풋볼 선수로 모셔갈 뻔한 왕년에 잘 나갔던 아들이라 윌리의 기대주이기도 했죠~ 하지만 학창시절 절호의 기회를 날린 후, 현실의 어른 비프는 1달러짜리 인생을 살고 있고, 둘째 아들 해피 역시 별볼일없는 방탕한 인생을 살아갑니다. 그렇지만 윌리는 자식들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아요. 아이들에게 투자할 돈만 있으면 언젠가는 결국 그들이 성공할 것이라는 믿음을 잃지 않죠. 하지만 갑자기 실직을 해버린 윌리. 실직과 동시에 한없이 추락한 그는 살짝 정신분열증 증상까지 겪습니다. 아들들에게 해줄 돈이 없었던 그는 자신의 보험금을 생각해냅니다.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한 돈을 말이죠. 그렇게 자살을 감행합니다. 그리고 그의 장례식장에서 아내 린다가 이렇게 이야기 하죠.  "여보. 오늘 주택 할부금 다 갚았어요. 오늘 말이에요. 그런데 집에는 아무도 없어요. 이제 우리는 빚진것도 없고 자유로운데. 자유롭다고요."  자신의 남은 인생보다 아들들에게 줄 수 있을 보험금이라는 돈을 더 가치있다고 여겼던 아버지.. 뒤끝이 씁쓸하기만 합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이 작품은 비교적 짧지만 많은 의미들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이 연극이 인기를 얻고, 자본주의 시스템 아래 열심히 일한 사람이 실직 혹은 퇴직 후 나머지 인생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는 사회보장 이야기가가 이슈가 되기도 했다고 해요. 주인공 윌리는 30년 인생을 바쳐 세일즈맨으로 일했지만, 나이가 들자 하루아침에 쓸모없는 사람 취급을 받고 버려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인간의 존엄성이란 찾아볼 수 없죠. 이를 통해 윌리라는 사람의 존재가 급격히 무너져내리기 것을 작품을 통해 볼 수 있어요. 윌리에게 실직은 자신의 존재 가치가 사라지게 되는 엄청나게 충격적인 사건이거든요. 어떤 회사의 세일즈맨이라는 타이틀을 잃자, 자신의 정체성마저 상실되어 버립니다. 도대체 어디서 부터 꼬여버린 걸까요?



자본주의 시스템, 사회의 이상향이 곧 나의 목표가 되다

현대의 자본주의는 어떤 이상향(멋진 차, 좋은 집, 각종 비싼 물건들)을 제시하고 이런것들을 소유한 삶이 가치있고 즐거운 삶이라고 유혹합니다. 이상향에 도달하려는 사람들의 욕망을 자극하고 그것을 소유하면 행복해질 것이라고 착각하게 만드는 것이죠.  그렇게 모두들 부자가 되어 많은 물질을 소유하고 그로인해 행복해질 수 있다는 믿음이 생깁니다. 결국 돈을 얼마나 버느냐가 그 사람의 가치를 나타내고 1시간에 1달러를 버는 가치없는 인생을 표현하는 '1달러짜리 인생'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하죠. 그런데 조금 이상합니다. 나의 내부에서 나의 인생의 목표가 생기는 것이 아니고 외부에서 좋은 것들이라고 말하는 것을 추구하기 위해 돈을 벌 뿐이죠. 진정한 나를 알고 그것을 바탕으로 보람을 찾기 위해 일을 하는것이 아닙니다.  물질적인 만족을 위해 그리고 다른 사람과 경쟁해서 이겨야하고, 남보다  더 높은 연봉을 받을 수 있는 곳을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남들이 못가진 무언가를 가지는 것이 성공한 것이구요. 그렇기 때문에 성공을 해도, 돈이 많아도 더 높은 곳이 보이기 때문에 만족과 보람이 없고 외로울 수밖에 없습니다. 자본주의의 소모품으로 살다가 자신의 남은 인샘마저 보험금과 맞바꾼 윌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철저히 자본주의 정신에 따르고 이용당하는 삶을 살았던 것이죠. 


허황되고 거짓된 꿈과 비정한 현실 

윌리는 아들들까지 아주 좋은 상품으로 생각했는지 장점은 극대화 시키지만 단점은 감추고 아무것도 아니라는 태도를 취합니다. 도둑질을 할때가 있지만 그것은 다시 돌려주면 될 일이라며 축소시키고 묵인하죠. 아이들에 대한 제대로된 이해 없이 끝없는 이상, 과거의 영광만 생각하며 현재에 대한 제대로된 현실적인 인식과 통찰이 없습니다. 돈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는 허황된 믿음과 마찬가지로 나의 잘난 아이들은 틀림없이 성공할 것이라는 거짓됨 꿈만 꾸고 있는 것이죠. 이러한 아버지의 생각들은 아이들과 단절을 야기하고 소통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비프가 자신이 현재 처해진 상황을 정확히 이야기하고 싶어도 아버지의 일관되게 허황된 태도는 그가 진솔한 이야기를 할 수 없게 만듭니다. 상대방이 지나친 기대를 품고 있을 때, 자신이 처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말하기가 어렵다는 것은 다들 공감하실거에요. 또한 이러한 아버지의 이상과 자신의 현실, 이 격차는 비프를 불안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그 불안감이 비프를 절도하게 만들구요.  간혹 TV의 유명인들이 쉽게 망가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이상과 현실의 격차의 불안함이 아닐까 생각해 보기도 하였습니다. 과도하게 뻥튀기된 이미지와 나의 현실은 너무나 다를 때, 절정의 인기가 거품이 꺼질 때등의 경험은 그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 그 불안감에 약물복용, 도박등 이상한 습관이 생기는 것처렴 말이죠. 


사물의 본질, 자기 자신 바로 이해하기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러한 사회의 자본주의 시스템안에서 외부의 거품과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꿋꿋하게 자신의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남들이 인정해주고, 연봉이 높아서가 아닌 나의 적성에 맞는 목표를 가지고, 보람을 찾을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죠. 돈이 아닌 진짜 나의 자아를 중심에 놓아야 합니다. 해피는 작품에서, 늘 멋진차 좋은집을 갖는 것이 목표였는데 그것을 가져도 외롭다고 이야기 하는것을 볼 수 있어요. 아버지 윌리 또한 한참 돈을 잘 버는 시절에도 외로워서 외도를 하기도 했고 이는 비프를 무너지게한 원이이 되기도 했구요. 그들은 사회가 추구하는 좋은 것을 무작정 원했던 것이지, 자기 자신이 진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몰라 외롭고 공허했던 것이고, 그러한 공허함은 외도와 같은 쾌락을 추구하는 잘못된 선택을 하게끔 만들어요. 삶의 목표와 행복은 내 안에서 찾아야 하는 것이지 남들이 좋다고 말하는 돈과 물질로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이용당하지 않고 살아내기 위해서는 '나'를 제대로 아는 것이 필요합니다. 내적 성찰을 바탕으로 한 진짜 자신 말이죠. 나를 그리고 남을 제대로 알고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고 이해하는 태도가 대화를 가능하게 하고 이런 소통을 통해 나와 주변 그리고 세계에 대한 이해를 넓혀나가는 태도가 필요한 것이죠. 윌리는 그저 자본주의의 상징과도 같은 직업인 세일즈맨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물질주의 안에서 좋다는 것들을 추구하며 헛바퀴를 돌고 있었건 것이고, 그 타이틀이 떨어지자마자, 그의 존재는 쓸모없는 것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렇게 타이틀이 떨어져 버려 '가치가 상실된 남은 인생'을 보험금과 쉽게  맞바꿀 수 있게 된것이죠. 자신을 중심으로 자신이 누구이고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 등 인생의 목적과 의미가 있고, 나 자신을 제대로 파악하는 삶을 살았더라면, 직장의 타이틀이 떨어지더라도 가치있는 '남은 인생'을 추구하며 살아가지 않았을까요? 지금이라도 자기 자신을  정확히 알이야하는 이유입니다.



비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육칠 년이나 뭔가를 해보려고 애썼거든. 물품 배송부 직원, 세일즈맨, 이런 저런 일들. 그냥 하찮은 존재로 살아가는 것이었지. 뜨거운 여름날 아침에 전철을 타고, 재고를 챙기고 전화를 하고, 아니면 사고팔고 하는 것에 너의 온 인생을 바친다고 생각해봐. 진짜 바라는 것은 셔츠를 벗어 던지고 야외에서 일하는 건데 고작 두 주짜리 휴가를 위해 일 년 중 오십 주를 죽어라 고생하는거지. 그리고 언제나 네 옆의 녀석보다 한발 앞서야해. 그게 네가 말하는 미래가 있다는거지.-P23


해피: 내가 뭘 위해 일하는지 모르겠어. 어떤 때는 아파트에 혼자 틀어박혀 있기도 하지. 매달 내는 집세 좀 생각해봐. 미친 짓이지.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그게 내가 항상 바라던 일인걸. 내 아파트, 내 자동차 그리고 여자들, 그런데도 빌어먹을, 난 외롭다고.-P24


윌리: 저는 이 회사에서 삼십사 년을 봉직했는데 지금은 보험금조차 낼 수 없는 형편입니다! 오렌지 속만 까먹고 껍데기는 내다 버리실 참입니까. 사람은 과일 나부랭이가 아니지 않습니까? 관심을 좀 기울여 주세요.-P97


찰리: 이 세상에서 중요한 것은 팔아먹을 수 있는 것들이야.-P116


윌리: 우습지 않아? 고속도로 여행, 기차 여행, 수많은 약속, 오랜 세월, 그런 것들 다 거쳐서 결국엔 사는 것보다 죽는 게 더 가치 있는 인생이 되었으니 말아야.

찰리: 윌리, 어느 누구에게도 죽는 게 더 나은 경우는 없네. 내 말 듣고 있어?-P117


비프: ~그때 난 깨달았어, 내 인생 전체가 얼마나 말도 안되는 거짓말 덩어리였는지! 우리는 지난 십오년 동안 꿈을 꾸고 있었어. 나는 물품 배송 직원이었어.


비프: 아버지가 저를 너무 띄워 놓이신 탓에 저는 남에게 명령받는 자리에서는 일할 수가 없었어요! 그게 누구 잘못이겠어요!~ 왜 원하지도 않는 존재가 되려고 이 난리를 치고 있는거야? 왜 여기 사무실에서 무시당하고 애걸해 가며 비웃음거리가 되고 있는거야? 내가 원하는 건 저 밖으로 나가 내가 누군지 알게 되는 그때를 기다리는 건데!~저는 사람들의 리더가 되지 못하고. 그건 아버지도 마찬가지에요. 열심히 일해봤자 결국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는 세일즈맨일 뿐이잖아요. 저는 시간당 1달러짜리예요! 일곱 개의 주를 돌아다녔지만 더 이상 올려받지 못했어요. 한 시간에 1달러! 무슨 말인지 아시겠어요? 저는 더 이상 상패를 들고 들어오지 못하고 아버지도 그런 건 기대하지 말아야 해요!-P160


비프: 제발 절 좀 놓아주세요. 예? 더 큰일이 나기 전에 그 거짓된 꿈을 태워 없앨 수 있나요?-P162


비프: 찰리 아저씨, 아버지는 자기 자신을 알지 못했어요.-P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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