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O가 설계한 유행의 굴레와 독립적 선택의 가치
특정한 디저트를 사기 위해 길게 늘어선 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도배하는 유행의 물결은 이제 일상이 되었다. 유행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는 급등한 원자재 가격과 허망한 피로감이 남는다. 남들보다 뒤처질지 모른다는 불안, 이른바 포모(FOMO)가 설계한 집단적 쏠림은 현대인의 일상과 경제 구조를 흔드는 강력한 기제로 작동한다.
최근 특정 식재료를 활용한 디저트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피스타치오 같은 원재료 가격이 단기간에 몇 배씩 치솟는 현상이 발생했다. 유행은 단순히 개인의 취향에 머물지 않고 공급망과 가격 구조 전체를 출렁이게 만든다. 일본의 팬케이크 열풍이나 미국의 특정 커피 메뉴 유행 사례에서 보듯, 집단적 선택이 거대한 시장 왜곡을 불러오는 패턴은 전 세계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심리적 쏠림은 소비의 영역을 넘어 자산 시장으로 확장될 때 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주식 시장의 과열이나 부동산 광풍, 암호화폐 열풍의 중심에는 '나만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근원적인 공포가 자리한다.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 당시 실체 없는 기대감에 자본이 몰렸던 역사는 최근의 코인 시장에서도 그대로 재현되었다. 정보가 과잉된 환경에서 인간은 판단 비용을 줄이기 위해 타인의 선택을 정답으로 오인하고 무비판적으로 추종한다.
집단에 속함으로써 안정을 얻으려는 본능은 사회가 불확실할수록, 성장이 정체될수록 강해진다. 저성장 기조 속에서 마지막 기회라는 압박이 개인을 사지로 내모는 셈이다. 독립적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믿지만, 실제로는 주변의 소음과 데이터의 홍수 속에서 자신의 기준을 상실한 채 표류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유행에 편승해 창업했다가 수요가 증발하며 부채만 떠안는 사례, 상승장의 끝자락에 진입해 손실을 확정하는 패턴은 쏠림의 비극적인 단면이다. 타인의 기준에 의존하는 선택은 결국 감당할 수 없는 위험으로 돌아온다. 끊임없는 비교는 심리적 번아웃을 부르고 삶의 주도권을 외부로 넘겨주게 만든다.
쏠림의 사이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의도적으로 선택의 속도를 늦춰야 한다. 빠르게 움직이는 집단과 거리를 둘 때 비로소 판단의 여백이 생긴다. 자신의 재무 상태, 장기적인 목표, 감당 가능한 위험 수용 범위를 중심에 두고 외부의 유행을 필터링하는 습관이 절실하다.
사회적으로도 다양한 선택지가 존중받는 토양이 마련되어야 한다. 실패의 책임이 오로지 개인에게만 전가되지 않고 다양성이 보장될 때 비합리적인 쏠림은 완화될 수 있다. 남들과 같은 방향으로 뛰는 것이 반드시 틀린 것은 아니나, 그 동기가 '불안'이라면 멈춰 서야 한다. 나만의 속도와 기준을 유지하는 태도야말로 변덕스러운 유행의 바다에서 조난당하지 않는 유일한 나침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