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자와 전문가
학교를 다닐 때 “급식이 맛이 없어요”라는 말은 금기어였다. 그 말을 하면 내가 나쁜 사람이 될 것만 같았다. 처우가 좋지 않은 비정규직이고, 고된 노동을 하면서 식사를 내어주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불편한 말을 하는 대신 사람들은 뒤에서 욕을 하거나 급식을 신청하지 않았다.
대학원을 다니면서 학식을 반쯤 남긴 적이 있다. 내 식판을 보고 음식이 맛이 없는지 물어봐준 조리사 선생님이 있었다. 나는 솔직하게 말할 자신이 없었다. 죄짓는 느낌이었다. 웃으며 다이어트 때문이라고 넘기려고 했다. 그 선생님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해줘야 고칠 수 있다”라고 몇 차례나 말했다. 나는 끝내 솔직하지 못했지만 신선한 경험이었다. 음식을 정말 맛있게 만들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이 느껴졌다.
조리사 선생님이 만든 음식에 대해 솔직하게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어야 내가 그 선생님을 전문가로 존중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 피드백들이 모여 식단이 개선될 때 이들이 진짜 전문가가 되는 것이 아닐까.
사회적 약자, 비정규직의 틀에서만 이들을 보기 보다는, 그 분야의 전문가로 생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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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글을 쓰고 싶은데 잘 안 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