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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터치 Apr 30. 2024

영국일기 30. 저출산

런던의 스타필드 '웨스트필드'의 음반샵, 문 앞에 태극기 걸려있다.

한국은 세계의 주목을 받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영국인 친구가 학교에서 한국의 저출산 문제에 대한 에세이를 써오라 과제를 줬다고 한다. 그녀는 나에게 저출산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글쎄, 나는  저출산에 대한 너무 많은 의견들이 넘쳐 나서, 솔직하게 인터뷰하듯, 내 의견을 메신저로 그녀에게 보냈다. 


"사교육비가 문제인 것 같아. 우리 부모님은 교육비 때문에 본인들의 취미, 사고 싶은 것들, 여행들을 포기하고 살았어. 하지만, 희생한 만큼 보상은커녕 오히려 부모와 자식 둘 다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던 것 같아. 그래서 그 시간을 우리 세대는 부모의 입장에서 다시 경험하고 하고 싶지 않아서 자식을 낳지 않는 것 같아."


뭔가 내 의견이 2% 부족한 느낌이 들어 생각을 정리하려고, 유튜브를 이것저것 찾아봤다. "대한민국이 지금 X 된 이유" 자극적인 제목의 영상부터, "뇌 과학자가 말하는 저출산이야기" 수면제 같은 영상을 꾸역꾸역 보다가 10초 넘기기를 하지 않고, 정주행 할 수밖에 없었던 영상을 보게 되었다.  "에르히 프로의 '소유냐 존재냐'를 바탕으로 한국 사람들을 해석한" 영상을 보게 되었다. 영상의 내용을 투박하게 요약하자면, 한국 사람들은 소유와 존재 가운데, 소유를 어느 민족들보다 더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그녀에게 말한 의견이 부끄럽고, 부모님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나 역시 가족을 '존재'라는 가치로 보기보단, '소유'라는 가치로 정의하는 사람 중 하나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자식을 위해 부모가 '덜 먹고, 덜 사는' 것이 단순히 돈을 본인에게 안 쓰는 것 그 이상의 가치였다는 것을 왜 나는 잊고 살았을까"


나에게 질문을 한 그 영국친구는 가족이라는 관계를 물질적인 관계로 의식하고 있는 내가 좀 이상하게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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