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꽤 심각하면서도 중2병 같은 고백이긴 한데, 나는 나를 싫어했다 했다….라고 하니 과거형인데 사실 현재진행형 이기도하다 (빈도가 조금 줄었을 뿐) 언제부턴가 그런 마음인지는 모르겠는데, 아마도 사춘기라는 게 오기시작한 무렵이었을까? 나는 나의 많은 부분을 싫어했고 싫어한다. 어떤 부분이냐고 묻는다면 외모, 성격, 마음가짐, 말투, 재능까지 하나로 규정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 싫어함이 어느 정도이냐면, 나는 아이를 낳기 싫었다. 아이를 낳으면 나의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날 테니, 나를 닮을 까봐 아이를 낳기 싫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그렇게 나는 나를 싫어하는 데 너무 긴 시간과 생각을 허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내가 지탱할 수 있는 내가 나를 좋아하는 부분은 나의 취향이다. 그리고 나의 취향으로 오랜 시간 일을 하며 먹고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좋아한다
그것이 꽤 소비적이고 물질적이고 허영이 심하며, 가끔 유치하고 때론 촌스럽고, B급을 넘어 C급이고 괴랄하기도 해 너무 매니악적이고 일관성이 없고 제 멋대로지만, 나는 이 세상의 많은 것들을 좋아하고 그것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을 추앙한다.
그 무언가에 빠지는 데는 사실 3초면 충분하다. 이유가 없이 좋아하고 그리고 그 무언가에서 빠져나오는데도 3초면 충분하다. 어떤 분명한 이유로 싫어진다. 그 무언가는 사람이기도 하고, 물건, 브랜드, 그림이기도 하며 노래, 디자인, 컬러, 냄새, 형태, 장소, 책, 소리, 문장, 애티튜드 … 하나로 규정할 수 없을 만큼 많다.
지금까지 살면서 온전히 나 자신을 한 번도 좋아해 본 적 없는 나는 나의 취향만은 제대로 좋아한다. 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