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과 책.

책.

by stay gold



책을 참 좋아했다고 한다.


기억나지 않는 나이인 네댓 살 즈음, 부모님께서 처음 디즈니 전집과 한국 전래동화 전집을 사주셨는데 며칠 사이 그걸 다 읽었다며 다른 전집을 사달라고 했단다.


초등학교(사실은 국민학교) 때 따라다니던 수식어 중 하나는 ‘책을 좋아하는 아이’였고, 중고등학교 시절에도 마찬가지였다.


고등학교 2학년 즈음, 왜 그랬는지 그 계기는 기억나지 않지만 사뭇 진지하게 다짐했다,

‘책 속 세상을 읽는 사람이 아니라, 세상 속에서 책을 읽는 사람이 되자‘


대학 입학 후, 수업은 대부분 땡땡이였지만 매주 학교 도서관에 찾아가 그날 눈에 띄는 책 세 권을 골라 일주일 동안 읽곤 했다. 읽을 것들이 한가득이었다.


서른 즈음에는 여러 권을 읽는 것도 좋지만 한 권을 읽더라도 깊이 있게 소화하는, 소화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도 했던 것 같다.


마흔을 훌쩍 넘기고 보니 이제는 갈수록 읽을 이유가 사라진다.

‘왜 읽지?’라는 질문에 답할 것들이 점점 사라진다.




이제야 정말 읽는 것처럼 읽을 수 있으려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