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함투성이 과학

과학은 완전하지 않다

by stay gold

지구평평설 추종자들을 비롯해, 과학의 불완전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들이 있다. 그들의 말 중 가장 익숙한 문장은 “당신들이 믿는 과학은 완전하지 않다. 그러니, 과학이 아니라는 이유로 부정하지 말라. 말할 수 없는 것에는 침묵하라.“


사회 과학에 포함되는 전공이었지만 여하튼 문과 출신, 대학 입학 후 20대의 대부분은 예체능에 속하는 음악을 했던 내가 감히 과학을 논할 자격이 있을까 싶지만, 적어도 내가 아는 한 위의 문장은 오류의 결과.


과학은 그때그때 말을 바꿔왔다. 단편적인 사실뿐 아니라, 진리라 여기던 것들이 처참히 무너지고 다른 사실로 대체되기도 했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과거에는 권위에 대한 도전이라 여겨져 핍박받았지만 이제는 당연한 것이라 여겨지는 ”과학적 방법론“이 인정받은 까닭. 사실들을 관측하고, 이에 대해 가설을 세우고, 이를 검증하고, 그 결과를 해석하는 과정을 통해 얻은 결과들에 대해 적어도 딱 그만큼의 믿음은 가져왔다.


권위 있는 이의 이론부터 심지어 수백 년을 이어온 진리마저 과학적 방법론을 통해 도출된 결과에 대한 “딱 그만큼의 믿음”에 의해 무너지고 깨지는 것. 이것이야말로 과학이, 정확히는 과학적 방법론이 갖고 있는 높은 수준의 합리성일 것.


과학은 불완전하지만, 과학적 방법론은 믿도 끝도 없는 믿음에 비해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며, 보다 완전에 가깝다.


때문에 나는(어떤 우리는), 특정 믿음에 대해 단지 과학이 아니라는 이유로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분명한 관측과 치열한 검증의 과정, 즉 과학적 방법론을 통해 도출한 결과가 아닌 태양을 신으로 섬기던 것과 다를 바 없는 추종이므로 부정하는 것. 정확히는, 믿는 것이야 본인 자유이지만, 그것이 ”합리적이고 타당한 진리“라는 주장은 부정한다. 태양신을 믿는다는 사람은 그러라고 두면 되지만, “그러니 모두 태양신을 믿어야 한다”는 주장은 부정한다. 누군가 태양을 믿든 바위를 믿든 그건 본인 자유이지만, 모두가 태양을 믿거나 바위를 믿어야 한다는 주장은 검증의 대상이다.


(비트겐슈타인의 의도를 생각하면 이미 적절치 않은 인용이지만) 말할 수 없는 것에는 침묵하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면, 과학적 방법론에 따른 결과에 대하여만 이야기하는 이들과 검증되지 않은 미신이나 이론 등을 신념으로 좇는 이들 중, 어느 쪽이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 말을 하는 이들일까.


그러니, 오히려 반대로 이야기하는 것이 타당할 것.


“당신들이 믿는 믿음뿐인 믿음의 형성 과정은 완전하지 않다. 그러니, 그 믿음에 속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부정하지 말라. 말할 수 없는 것에는 침묵하라.”


과학은 방법이지, 그 자체로 믿음이 아니다. 그때그때 말이 바뀌는 것이야말로, 불완전성을 인정하고 고쳐나가는 것이야말로 과학이라는 방법이 갖고 있는 가장 큰 장점...


이라고 해봐야, “당신은 태양신을 믿지 않기 때문에 그러는 것“이라 생각할 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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