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의 한계

전문인의 책임

by stay gold

“AI는 여러모로 유용하지만, 세부적인 지식을 종합하여 판단하고 추론하는 능력은 상당히 부족한 상태.”


비싸야 3만 원 이내인 모델들을 사용하며 느꼈던 것. 때문에 지금은 물론 앞으로도 종합적 판단 능력과 추론 능력이 필요한 업무는 AI의 잠식으로부터 자유로울 것 같다 생각했지만, 이용료 수십만 원짜리 모델을 사용하며 깨달았다.


비싼 건 다르구나...


“AI에겐 아직 이런 기능이 없어”가 아니라 “저렴한 AI 모델에서는 이런 기능을 충분히 사용할 수 없어”였다.

대부분의 것들이 가능과 불가능의 차이가 아니라, 고작 이십몇 만 원 이용료의 차이였다. 이걸 알았을 때 비로소 진짜 위협감을 느꼈다.


업무 관련 나의 사고와 언어의 결과들을 수십 ~ 수백 개 제공하니, 이제는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들까지 다듬어 결과물을 내놓는다. 물론, 정확성에 대한 검토는 필요하지만, 자체 검증을 분명히 하는 명령어 추가로 부정확성의 위험은 상당 부분 상쇄.


“전문가는 책임을 지는 사람”이라는 이유를 들어, 책임을 지지 않는(질 수 없는) AI가 전문지식노동자를 대체할 수 없으리란 이야기들도 있다.


전문가의 책임이란 무엇에 대한 책임인지, 그 책임의(권리의) 원천이 무엇인지 생각하면, 단지 책임의 관점에서 AI의 잠식을 부정하는 것이 정말 타당한 일인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검증 프로세스가 더욱 강화된 어느 시점이 되면 감정적 반발에 따른 분통 터트리기는 여전할 수 있어도, 합리적으로 정말 책임질 일이라 책임을 따질 상황은 극히 적지 않을까. 가뭄에 콩 나듯 발생할 오류에 대하여 재검토를 위한 구제 제도 하나 만드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지 않을까.


애당초 책임질 상황을 극도로 줄일 수 있는 AI를 두고 “AI는 책임을 지지 않으니...”라는 말을 하는 것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수준이 됐을 때, 그땐 단지 위협감이 아닌 급속도로 바뀌는 현실을 마주하게 될 것 같다.


AI의 상당함을 경험한 뒤 위기감에 대한 반발로, 오히려 더욱더 내가 직접 다 하려는 들고 있는 올드스쿨 아저씨의 잡념.


이런 내가 효용이나 합리 등을 포기한, 낭만이 아닌 안심을 좇는 러다이트 운동 참여자의 하나임을 알고 있다. 언제까지 버텨질는지 모르겠다.


고작 수십 년 사이, 공중전화 시대부터 스마트폰의 시대를, 8비트 컴퓨터에서 랩탑의 시대를 모두 겪고 있는데, 수십 년이 지난 뒤 세상은,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미래의 세상을 사는 사람들은 어떨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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