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 자리 잡고 앉아 한가로이 풍경을 감상하는데 웬 고양이 한 마리가 백사장을 질주한다. 제 앞에서 달리는 새 한 마리를 쫓고 있다.
날개를 다친 것인지 날지 못하고 꽁지 빠져라 달려 도망치는 새와 그 뒤를 쫓는 고양이. 발이 푹푹 빠지는 백사장에서 흡사 맹수처럼 새의 뒤를 쫓던 고양이는 좀처럼 끝나지 않는 추격전에 지쳤는지 잠시 멈춰 숨을 고른다. 도망치느라 힘들었을 새도 적당한 거리를 두고 멈춰 서 숨을 고른다.
짧은 휴식 후 다시 돌격하는 고양이. 그리고...
새가 날아갔다. 날 수 있는 새였다.
닭 쫓던 개는 지붕을 쳐다본다는데, 새 쫓던 이 고양이는 백사장을 쳐다본다. 고양이의 뒷모습이 이렇게까지 씁쓸해 보였던 적이 있었던가.
나라면 충분히 잡을 수 있을 것 같은 저 만만한 새는 사실 날개를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날아가버릴 새의 뒤를 쫓느냐, 백사장을 달리는 시간을 즐기느냐, 선택의 나의 몫.
그러고 보니, 쫓기던 것은 새가 아니라 고양이였는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