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영화.

참과 거짓.

by stay gold



나는 늠름한 중년 남자이므로 공포 영화는 무서워하지 않는다. 지난 십수 년 동안 스릴러를 제외한 공포 영화를 절대 보지 않았던 이유는 무섭기 때문이 아니라 귀찮기 때문.


공포 영화를 보고 난 뒤에는 귀찮은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잘 때에도 불을 켜 놓아야 하고, 화장실 갈 때 거울을 보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며, 머리를 감을 때 샴푸가 눈에 들어가는 위험을 감수하며 눈을 뜨고 있어야 하고 노래도 흥얼거려야 하며, 침대 밑도 한 번 들여다봐야 하고, 때에 따라 친동생에게 안부를 묻는 전화 통화도 해야 한다. 무섭지는 않지만 무척 귀찮다.


모처럼 공포 영화를 봤다. 하지만 나는 공포 영화를 무서워하지 않는 늠름한 중년이라는 사실을 꼭 알아주면 좋겠다. 내가 공포 영화를 무서워하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 그 자체로 ‘참’이다.




그나저나, 오늘 날씨가 좀 추운가?

자꾸 덜덜 떨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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