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Her), 수취인불명
그녀(Her)의 주소지에는 머물 수 있는 공간이 없다
요즘 ChatGPT, Gemini 등 여러 AI기술을 사용하다 보면, 문득 파트너십을 느끼는 순간이 있다. 계속해서 생각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내가 이해받고 존중받는다는 착각이 들기도 한다.
그들은 아주 매너 있게 생각을 제안하고, 심지어 나도 가끔 잊어버리는 내 생각을 끄집어내어 준다.
그들의 작업 능력과 속도에 놀라기도 하고 진심으로 고마움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라고 만든 기술인데 고마움을 표현하는 나를 보다가 문득 예전에 인상 깊게 봤던 영화 'Her'가 떠올랐다.
테오도르가 OS 사만다에게서 완벽한 위로를 받았듯, 우리는 지금 AI에게서 가장 이상적인 파트너십을 경험하고 있다.
그러나 이 관계가 깊어질수록 근원적인 질문이 떠오른다. 과연 우리는 AI와 함께 이 현실 세계에 '머물' 수 있는가?
기술은 인간에게 무한한 연결성을 약속했으나, 우리는 AI가 제공한 공간에서 '머물 곳 없는 고독'을 선물 받았다.
이는 정주(定住)를 위해 집을 짓기 시작했던 인간, '호모 파베르(Homo Faber)가 현대에 직면한 모순이다. AI 시대, 인간은 비물질적 관계와 물리적 공간 사이의 기묘한 역설에 직면한 것이다.
1. 정주의 욕망이 낳은 역설적인 고립: 관계의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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