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서 알게 됐다.
내가 알던 나는, 내가 아니었다.
요즘 말로 나는 극 E(외향형)인 줄 알았는데, 서서히 I(내향형)이라는 걸 알아가고 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감사함도 있지만, 피로함도 그만큼 쌓여간다.
그래서였을까. 어느 순간부터, 연락을 애써 하지 않아도
오랜만에 만나도, 우연히 길에서 마주쳐도
어제 만난 것처럼 편안한 사람이 있고,
한편으론 피하고 싶은 사람도 있다.
자연스럽게, 사람을 만나는 데 에너지를 덜 쓰게 되는 나이가 된 것 같다.
한 친구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그렇게 오랜 시간 알아왔는데, 너는 나한테 한 번도 밥 먹자고 먼저 말한 적이 없어.”
그 친구는 많이 섭섭했었나 보다.
사실 나는 언제든 부르면 나갈 준비가 되어 있었는데.
그게 그 사람이었기에, 나갔던 건데.
서로 표현 방식이 다를 뿐이었다.
또 다른 친구는 이렇게 말한다.
“관계는 한쪽만 노력한다고 유지되는 게 아니야. 우리, 1년에 한 번은 꼭 만나자.”
사실 내 기준에서 좋은 친구는 1년에 한 번 보든, 10년에 한 번 보든
언제나 좋은 친구였다.
하지만 친구들은 나름대로 서운했나 보다.
이제 마흔을 넘어서면서,
조금 더 반가워하고, 좀 더 표현하고, 좀 더 만나려고 한다.
사실 불러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내가 먼저 만나자고 말하긴 어렵지만, 막상 나가면 누구보다 즐겁게 이야기하고 온다.
그런 나를 친구들이 너무 지치지 않게, 너무 섭섭해하지 않길 바랄 뿐이다.
오늘 관계에 대한 책을 읽다가,
문득 ‘내가 생각하는 관계는 무엇일까’ 떠올려 보았다.
관계란,
애써 노력하지 않아도, 무리하지 않아도
결이 맞고, 타이밍이 맞으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
그게, 내가 생각하는 관계.
하지만 친구들의 이야기를 떠올리면,
관계는 한쪽만 노력한다고 유지되는 건 아니라는 것도, 맞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