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 대하여(6편)

아버지의 부재와 그리움이 남긴 것

by 황희종

어머니의 두 어깨

남은 자리 위에, 어머니의 어깨가 있었다.

아버지가 떠난 그날 이후,

집 안의 모든 무게는 어머니의 두 어깨로 옮겨졌다.

그분의 삶에는 한숨보다 일손이 먼저였고,

눈물보다 침묵이 더 많았다.

어머니는 아버지를 떠나보낸 슬픔을

자식들 앞에서 단 한 번도 내색하지 않으셨다.

그저 묵묵히 하루를 살았다.

새벽이면 밥을 짓고, 낮에는 일거리를 찾아 마을을 오갔다.

비가 오든 눈이 오든,

그분의 걸음은 멈춘 적이 없었다.

군북의 집엔 전기가 들어와

백열등 불빛이 방 안을 은은하게 비췄다.

그 불빛 아래에서

어머니는 낮에 입던 옷 그대로 잠들곤 하셨다.

그 모습은 늘 피곤해 보였지만,

얼굴에는 이상하게도 고요한 평화가 깃들어 있었다.

나는 지쳐 잠든 어머니 곁에서

책을 펼치고 공부를 했다.

백열등 불빛 아래에서 연필을 쥔 내 손은

언제나 그분의 손보다 작고, 약했다.

그래서 더 열심히 써 내려갔다.

어머니의 잠든 얼굴이 내 공부의 이유였으니까.

어머니가 깨어 있을 때면

나는 공부하는 척하지 않았다.

그분이 쉴 수 있는 시간은 오직 밤뿐이었기에,

그 시간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언제나 내가 마지막으로 잠들었다.

방 안이 조용해지고, 백열등 불빛이 희미해질 때서야

나는 살짝 눈을 감았다.

그 시절, 어머니의 두 어깨는

가난과 고독, 그리고 두 아이의 삶을 함께 짊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분은 한 번도 그 무게를 내려놓지 않으셨다.

그분의 삶은 말보다 행동이 먼저였고,

사랑보다 더 깊은 헌신의 다른 이름이었다.

세월이 흘러 돌아보면,

그 백열등 불빛 아래에서 잠든 어머니의 모습이

지금도 내 마음속 가장 따뜻한 등불로 남아 있다.

그 빛이 있었기에

나는 쓰러지지 않았고,

그 어깨가 있었기에

나는 지금의 나로 설 수 있었다.

“사랑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하루의 끝에서도 멈추지 않는 손끝에서 자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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