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에서 걸어 나오는 법, 의심이라는 구원
안녕하세요 손연입니다.
가족이라는 울타리에서 시작된 의심, 부모의 왜곡된 사랑, 그리고 사회로 나온 포식자와의 관계까지. 우리는 지난 3번의 기록을 통해 친밀함이라는 가면 뒤에 숨겨진 배신의 구조를 살펴보았습니다.
진단(확정)이 끝났다면, 처방(처치)이 있어야 합니다. 썩어버린 관계를 도려내는 수술은 고통스럽지만, 그 수술 없이는 생존할 수 없습니다. 드라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의 장태수가 결국 자신의 딸에게 수갑을 채움으로써 딸을 멈춰 세웠듯, 우리에게도 파국을 마주할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 엑소더스(Exodus)를 위한 실전 지침서, 마지막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지난 25년간 수많은 피해자들을 만나며 내가 깨달은 잔인한 진실이 하나 있다. 악마는 뿔을 달고 오지 않는다. 악마는 당신이 가장 듣고 싶어 했던 말을 해주며, 당신이 가장 배고파하던 사랑을 미끼로 던지며 온다. 그래서 이 지옥 문을 열고 들어간 것은 악마가 아니라, 바로 당신 자신이었다.
하지만 자책하지 마라. 당신은 그저 사랑받고 싶었을 뿐이고, 믿고 싶었을 뿐이다. 인간의 가장 고귀한 본능이 가장 취약한 약점이 되어버린 비극일 뿐이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당신이 사랑이라고 믿었던 것이 착취였고, 가족이라고 믿었던 울타리가 감옥이었음을 깨달았을 때, 당신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많은 이들이 이 단계에서 무너진다. 진실을 마주하는 고통이, 거짓된 평온을 유지하는 고통보다 더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시 눈을 감고, 그들의 품으로 돌아가 버린다. 이것을 트라우마적 유대라고 부른다.
오늘 나는 당신의 감겨버린 눈을 억지로 뜨게 하려 한다. 그리고 그 질척이는 늪에서 발을 빼는 구체적이고 냉정한 기술을 이야기하려 한다. 이것은 이별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생존에 관한 이야기다.
사건의 문턱 : 희망을 버려야 희망이 생긴다
가스라이팅이나 소시오패스적 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피해자들이 공통적으로 붙들고 있는 환상이 있다.
"내가 더 노력하면 그 사람은 변할 거야." "예전의 다정했던 모습으로 돌아올 거야."
임상가로서 단호하게 말한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성격 장애, 특히 반사회적 성격장애나 자기애성 인격장애는 감기처럼 낫는 병이 아니다. 그것은 그 사람의 뼈대이고, 그 사람의 생존 방식이다. 당신이 노력할수록 그들은 당신을 더 만만한 먹잇감으로 볼 뿐이다.
관계를 끊는 첫 번째 단계는 그 사람에 대한 희망을 버리는 것이다. 당신은 구원자가 아니다. 당신은 그를 고칠 수 없다. 사랑으로 괴물을 사람으로 만들 수 있다는 건 동화 속 이야기일 뿐, 현실의 심리학에서는 일어나지 않는 기적이다. 상대를 환자가 아닌 포식자로 인식하는 것. '나쁜 사람'이 아니라 '위험한 사람'으로 재정의하는 것. 거기서부터 탈출은 시작된다.
이상 지점 포착 : 매몰 비용의 오류 끊어내기
우리는 왜 주식 시장에서 손절매를 하지 못하고 계속 물타기를 할까. 지금까지 쏟아부은 돈이 아깝기 때문이다. 인간관계도 똑같다. "우리가 만난 시간이 얼만데." "내가 그 사람한테 쓴 돈이 얼만데." "애들 아빠인데 어떻게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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