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당신이 속고 있다는 3가지 증거

1편. 부산 돌려차기, 그의 뇌는 정말 멈췄을까?

by 흔들리는 전문가

1. 7분간의 공백, 그리고 뻔뻔한 침묵

2022년 5월 22일 새벽 5시. 평범한 오피스텔 복도는 한순간에 생지옥으로 변했다. 건장한 체격의 남성 A가 일면식도 없는 여성의 머리를 향해 12차례에 걸친 무차별 폭행을 가했다. 이 사건이 대중의 공분을 산 것은 단지 폭행의 잔혹함 때문만이 아니었다. CCTV 사각지대에서 벌어진 '사라진 7분', 그리고 그 이후 가해자가 보여준 기괴하리만치 차분한 반응 때문이었다.


진술분석가로서 내가 가장 주목한 장면은 법정에서의 그의 태도다. 그는 재판 내내 고개를 숙이고 있었지만, 판사가 "왜 그랬느냐"고 묻자 너무나도 매끄럽게 답했다.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경찰서였습니다."


이 문장은 범죄자들이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전형적인 '회피적 서사'다. 25년간 수백 명의 피의자를 마주해온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이 짧은 한마디는 단순한 망각이 아니라, 자신을 피해자로 둔갑시키려는 아주 정교한 심리적 공성전의 시작이다.


2. '블랙아웃'이라는 가면 뒤의 진실

가해자 측이 내세운 핵심 논리는 '알코올성 블랙아웃'과 심신미약이었다. 임상심리학적으로 블랙아웃은 뇌의 해마(Hippocampus)가 단기 기억을 장기 기억으로 전환하는 기능을 멈추는 현상이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블랙아웃 상태에서도 '기능적 인지'는 작동한다는 점이다.

가해자의 행적을 다시 복기해보자.


표적의 일관성: 그는 피해자를 15분간 추적했다. 술에 취해 의식이 없다면 불가능한 집요함이다.

타격의 정확도: 그는 피해자의 가장 취약한 부위인 머리만을 노렸다. 이는 고도로 집중된 공격 본능의 결과다.

증거 인멸의 지능: 폭행 직후, 그는 피해자를 어깨에 메고 CCTV가 닿지 않는 통로로 이동했다. 그곳에서 피해자의 하의를 탈의시킨 정황은 그가 당시 자신의 '욕망'과 '처벌에 대한 공포'를 정확히 인지하고 있었음을 증명한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흔들리는 전문가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감정과 기억, 진실과 왜곡 사이에서 마주한 이야기들을 저서 《뇌의 배신》, 《흔들리는 전문가》 시리즈를 통해 서사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손연

398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8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42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03화[3-3] 단죄: 마침내 무너진 금빛 성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