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이가 세상을 떠났다.
서인과 나는 너무 많은 것을 떠나보내는 2021년이다.
4일이 지났는데 오늘 처음 울었다.
현실이 현실이 되는 데에 걸린 시간이다.
4일 동안은 슬프지 않은 것에 그저 의아했을 뿐이다.
그러고 보니 며칠 무엇을 해도 의욕이 없고 종일 힘이 나질 않았다.
꾸역꾸역 운동을 하며 왜 기운이 이렇게 없을까 생각하다가
갑자기 그 애 생각이 났고 기구에 앉아 울었다. 참 이상한 그림이었다.
나는 세상의 꼭 절반은 고통이라는 것을 서른 직전에 알게 되었다.
무서워하던 진흙탕을 밟고 선 삶은 놀랍게도 전보다 더 자유롭다.
그리고, 그러나 여전히 고통스럽다. 결코 쉬워지지 않는다.
울어야 하고 아파야 한다.
질환은 상실, 무기력도 증상이다.
그렇게 며칠 보내고 나면 매일 차차 가뿐해져 갈 테다.
고통은 인생을 다시 구원하여 새 장을 연다
그것을 알면서도 왜요, 대체 왜냐고 물어지는 인간의 마음은 또한 너무나 연약한 것이다.
고통이 너에게 좀 더 견딜만한 것이었다면 좋았을 텐데
그래서 네가 그 너머의 기쁨을 맛볼 수 있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 속을 알아볼 수 있는 눈과 그것을 다스려줄 지혜가 내게 있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죽음의 슬픔은 오히려 생에 대한 슬픔이다.
부재에의 슬픔일 줄 알았더니.
(2021.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