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130 슈아가 태어난 지 1575일째
오늘은 미뤄두었던 영유아 검진을 위해 조금 일찍 하원했다.
새로운 곳, 특히 병원은 더 낯설고 힘들어하는 아이라 전날부터 설명해 주었다.
그게 또 걱정이 되었는지 등원하는 내내 그랬고, 하원하고도 코 찌르는 거 하는지, 무서운 거 하는지 물어봤다.
그렇게 이동하는 길은 걱정과 안심의 연속이었다.
병원에 도착해서도 살짝 걱정 어린 눈빛이긴 했지만, 계속 안심시켜 줘서인지, 아니면 6살 언니라는 사실 때문인지는 몰라도 간호사 선생님이 부르시니까 혼자 가서 체중도 재고 심지어 아빠 없이 혼자 안쪽 방에 들어가서 키랑 시력검사까지 하고 나왔다.
그 모습을 보면서 기특하다. 다 컸다. 이렇게 생각하고 이제 다 끝났겠지 싶었는데, 문제는 그 이후에 발생했다.
간호사 선생님이 진료실로 들어오라고 하셔서, 의사 선생님께 결과 듣고 가는 건가 싶었는데, 갑자기 진찰을 하시는 게 아닌가...!
나도 당황스러웠는데 슈아도 놀랐는지 울먹거리며 무서운 거 하기 싫다고 의사 선생님께 호소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코 안쪽까지 보거나 하지는 않고 간단하게 두근두근(청진의 슈아식 표현)만 하고 끝나서 울음이 더 이어지진 않았다.
오기 전부터 신체 측정하고 나온 직후까지 진료는 따로 안 본다고 그랬는데 마치 거짓말 한 아빠가 된 것 같아 머쓱한 마음에 진료 끝나고 나오자마자 슈아에게 나도 몰랐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변명을 계속 늘어놓게 되었다.
생각하지 못했던 변수가 있긴 했지만 약간의 두려움을 잘 이겨내며 간호사 선생님 말씀에 씩씩하게 대답하며 측정하는 모습을 보니 어느새 이렇게 컸구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이렇게 스스로 해나가는 일이 더 많아지겠다는 사실이 반갑기도 약간은 슬프기도 했다. 그래서 걷기 싫다고 안아달라는 아이의 말이 좀 더 반갑게 느껴졌고, 흔쾌히 안아주었다.